동물자유연대 : [부고] 모든 삶의 시간을 온센터에서 보낸 녹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온 이야기

[부고] 모든 삶의 시간을 온센터에서 보낸 녹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 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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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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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7일, 녹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구조 당시>

2011년, 북악산에 묶여 지독한 폭력을 견뎌 버텨낸 마마와 자견들이 구조되었습니다. 녹이는 그 자견들 중 한 친구입니다.



<투병 중 녹이>


녹이는 2023년 5월, 악성 폐종양을 진단받고 시한부 선고를 받았습니다. 양쪽 폐 전반적으로 종양이 퍼져있어 수술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항암 치료를 하며 경과를 지켜봤습니다. 그러던 중 녹이가 식음을 전폐하고 기력이 떨어져 항암을 중단하고 호스피스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늙음의 속도는 너무 빨랐습니다. 녹이는 혼자 일어서지 못하게 되었고, 빙글빙글 돌며 사방에 머리를 부딪히기를 반복했습니다. 







2011년에 구조된 녹이는 온센터에서 세상을 배웠습니다. 새끼 때 부터 노견이 될 때까지 모든 시간을 보호소에서 활동가와 보냈습니다. 녹이는 산책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활동가 손에 들린 산책줄만 보면 먼저 문 앞으로 가서 보채기도 했습니다. 호스피스 중에도, 늘 시선은 잔디밭을 향해 있어 매일 함께 푸른 시간을 보냈습니다. 녹이는 그렇게 매일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것들을 누리며 삶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비슷한 시기에 암 판정을 받고 힘든 투병생활을 이어가던 찰스도 별이 되었습니다.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길, 두 친구가 서로의 위로가 되어 외롭지 않게 떠났기를 바랍니다.


녹이가 온센터에서 최선의 삶을 보낼 수 있도록 오랜 시간 함께해 주신 대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대부모님이 계셔서 녹이는 사랑으로 가득 찬 매일을 보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녹이를 추억하며 오랜시간 함께한 김동균 활동가가 마지막 부고를 전합니다. 녹이의 평안을 바라주세요🙏



녹이에게


녹이야! 잘 도착했니?

맛있는 간식 좋아하고,

깨물며 장난치기 좋아하던 녹이였는데 시간이 참 빠르구나. 

그동안 맛없는 약도 잘 먹어줘서, 웃게 해줘서 고마웠어. 

그 좋아하던 간식도 몇 날 며칠을 입에 대지도 않다가

어느 순간 식욕이 돌아 활동가들을 들었다 놨다 걱정시킨 우리 녹이.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산책은 꼭 나가고 싶어서

문 열고 들어가면 벌떡 일어나 문 앞에서 기다리던 녹이야.

매일매일 함께 산책이라도 할 수 있어서 안심되곤 했어. 

그곳에서는 맛없는 약은 먹지 말고!

맛있는 것만 잔뜩 먹고 깨물고 뛰어놀기를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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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유희정 2023-11-16 11:27 | 삭제

녹이야~ 널 알게 되고 대부모가 될 수 있어서 행복했어!!
댕댕이 별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랄께♡


녹이에게 2023-11-16 11:36 | 삭제

녹아 삶의 모든 시간이 온센터라는 글에서 안쓰러움이 들기도했지만 따뜻하고 다정한 사랑을 나눠주신 많은 활동가분들과 함께했을 생각에 감사한 마음도 들었어. 부디 하늘에선 아픈 것도 힘든 것도 없이 자유롭게 뛰어놀고 행복하게 지내면서 많은 사랑 준 선생님들과 온센터 친구들 지켜봐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