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부고] 좋아하는 것에 온 에너지를 쏟던 일금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온 이야기

[부고] 좋아하는 것에 온 에너지를 쏟던 일금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 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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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2.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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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17일, 금산 개농장에서 구조된 일금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난 일금이의 평안을 함께 바라주세요.

일금아, 너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세상이 너무 많았어. 버려진 개농장에 방치되었던 네가 경험한 세상은 너무 좁고 작았으니까. 그 밖에는 넓디넓은 흙길도, 사계절의 냄새도, 사랑을 알려줄 손길도 있었어. 나는 네가 그 모든 걸 천천히 알아가길 바랐고, 새로운 경험과 세상을 오래도록 누리길 바랐어.

뜬장을 벗어난 너는 매일 열렬히 뛰어다녔어. 운동장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에너지를 쏟으며 달리는 너를 보면 새로운 세상이 너에게 너무 늦게 찾아온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애가 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제라도 마음껏 달릴 수 있음에 안도했어.


이제 더는 쏜살같이 달리는 너의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우리는 운동장을 누비던 너의 기쁨과 자유를 기억하고, 마냥 밝고 씩씩했던 너를 오래도록 추억할게. 아픔도 슬픔도 없는 곳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있기를 바라. 우리에게 와줘서 고마웠어.



개농장에서 방치된 상태로 구조되었던 일금이는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던 개였습니다. 산책 시간이 되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 나가 신나서 연신 몸을 튕기고, 네 발이 땅에 닿는 순간마다 온 힘을 다해 뛰어다녔습니다. 그렇게 일금이는 개농장의 뜬장 밖을 벗어나 누릴 수 있게 된 자유를 만끽하며 지냈습니다.


최근에도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운동장을 힘차게 뛰어다녔습니다. 차가운 바람도, 발밑에 스며드는 눈의 감촉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금이는 그저 행복하다는 듯 눈으로 뒤덮인 운동장을 사방으로 누비며 산책을 즐겼습니다.


일금이에게 알려줄 것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작년 봄에 개농장의 뜬장을 벗어난 일금이가 계속해서 새로운 봄을 맞이하길 바랐습니다. 언제나 힘차게 뛰어다니던 일금이였기에, 이토록 갑작스러운 이별이 더욱 안타깝기만 합니다.


하지만 짧았던 시간 속에서도 일금이는 매 순간을 온전히 즐겼습니다. 가끔은 너무 신이 나서 발이 미끄러져도, 금세 벌떡 일어나 다시 달려 나갔습니다. 사람을 발견하면 멀리서부터 반가움을 담아 꼬리를 크게 흔들었고, 곁으로 와서는 온몸을 흔들며 애정을 표현했습니다.


좋아하는 것에 온몸과 마음을 다해
에너지를 쏟던 일금이의 평안을 바라주세요.

돌봄과 사랑 없이 살아왔음에도
사람에게 늘 밝기만 했던,
천진난만했던 일금이를 함께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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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고선경 2025-02-21 12:15 | 삭제

저렇게.뛰어 다니던 일금이가 왜 갑자기 떠났을까요?


엉아 2025-02-22 16:35 | 삭제

일금이의 명복을 빕니다.
네가 간 그곳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마음껏 사랑받고 사랑주고 평안하길 바래.
일금이가 행복한 별이 되길 빕니다.


뭉치 2025-02-25 12:25 | 삭제

일금이의 명복을 빕니다~
저렇게 잘뛰어다니는 일금이가 왜 갑자기 떠났나요???


안시연 2025-02-25 15:54 | 삭제

저렇게 잘놀던 아이가 왜 별이 됬는지도 궁굼합니다


온센터 2025-02-27 16:34 | 삭제

답변이 늦어 죄송합니다. 일금이는 안타깝게도 펜스를 뛰어넘는 과정에서 사고로 사망하였습니다. 갑작스러운 사고의 충격으로 인해 저희도 황망한 상태에서 일금이에게 한없는 미안함의 자책, 그리움의 마음으로 일금이가 가장 좋아하고 뛰놀던 모습을 담아 부고의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일금이를 사랑해주신 대부모님, 회원님들께 고통을 안겨드리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매우 죄송하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일금이를 떠나보낸 직후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우선적으로 사후 대책 마련에 집중하였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펜스는 즉시 보수 공사를 완료하였고, 재발 방지를 위해 더욱 철저한 안전 점검과 관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위기의 동물을 구조하는 일은 멈출 수 없기에, 공간 부족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으며 위탁 돌봄을 결정해왔습니다. 위탁처 선정 역시 신중을 기하며, 돌봄 관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주의를 당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황망한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사고는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도 일어날 수 있기에, 더욱 철저한 안전 의식을 가지고 온센터의 보호 동물뿐만 아니라 위탁시설의 동물들까지 다시 한번 세심히 점검하겠습니다. 이번 사고를 가슴 깊이 새기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에 임하겠습니다.


고선경 2025-03-04 21:46 | 삭제

펜스가 어떻게 생겼길래 사고로 아이가 떠났을까요? 제가 온센터에 가 본적이 없지만 이해를 할수 없는 일입니다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안전관리에 신경을 쓰시길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