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접 불법 번식장 77마리 천사 ‘녹차’가 별이 되었습니다. 최근 췌장 부근의 악성종양과 그로 인한 저혈당으로 인해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었고, 10년의 보호소 생활을 마치고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녹차는 2015년, 번식장에서 이름이 아닌 숫자로 불렸던 개입니다. 왼쪽 귀에는 ‘141’이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조된 이후 녹차라는 이름이 생겼고, 한 생명으로 존중받고 돌봄 받는 삶을 안겨줄 수 있었습니다.
녹차는 구조된 이후 몇 년 동안 사람을 신뢰하지 못했습니다. 사람의 손길이 다가오면 본능적으로 몸을 납작 엎드려 두려움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공포 속에서도 묵묵히 모든 것을 받아들여 주었던 친구였습니다.
돌봄의 시간이 쌓이면서 녹차는 서서히 변해 갔습니다. 밥시간이 되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익숙하고 친밀한 활동가들에게는 이름만 불러주어도 꼬리를 흔들며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노견정에서는 누구와도 잘 지냈고, 다른 개의 옆을 조용히 지키는 것이 녹차만의 방식이었습니다. 새로운 이불이 깔릴 때마다 기분 좋게 몸을 비비던 모습, 방석에 쏙 들어가 두 눈을 꼭 감고 단잠에 빠지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특히, 온센터 센터장님의 집에 가는 날이면 녹차는 더 편안해 보였습니다. 푹신한 이불 위에서 안락함을 만끽했고, 밥상 앞에 자리를 잡고서 기대에 찬 눈빛으로 센터장님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이렇게 10년 동안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던 녹차는 번식장에서의 트라우마를 조금씩 치유해 나갔습니다. 무엇보다 진접 불법 번식장 구조견들을 든든히 지원해 주셨던 대부모님이 있었기에, 이름이 아닌 번호로 존재를 대신해야 했던 한 생명이 녹차라는 이름으로 생을 다할 때까지 돌봄 받을 수 있었습니다.
10년 전, 동물자유연대는 진접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77마리의 이야기를 통해 펫숍 뒤에 숨겨진 잔혹한 진실을 폭로했고, 강아지 공장의 실체에 대해 알렸습니다. 녹차와 77마리 친구들은 우리 사회가 조금이나마 변화할 수 있는 계기이자 역사였고, 여러분께서 이 모든 순간을 함께해주셨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희망으로 함께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녹차의 평온을 바라며 녹차를 함께 기억해주세요. 녹차를 돌봤던 김민희 활동가의 편지를 나눕니다.
녹차야, 너의 상태가 점점 악화되어갈 때 억장이 무너져 내렸어. 밥시간이 되면 꽃송이가 네 옆에 찰싹 붙어서 앙앙 짖으며 귀찮게 따라 다니기 바쁘고, 너는 꽃송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마냥 나를 바라보며 밥 달라는 너의 그 눈빛이 잊혀지지 않아.
친구들이 싼 똥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봤을 땐 평생 고쳐지지 않는 습관이 마음이 아팠었지만, 쿠션에서 잠을 자거나 누워있는 모습은 항상 너무 편안해 보여서 절로 웃음이 났었어.
사랑하는 녹차야, 강아지 별에서는 아프지 말고 친구들과 마음껏 넓고넓은 공간에서 뛰어놀며 편안하게 지내길 바라. 너를 평생 잊지 않을거야. 조심히 잘가 사랑해
오영경 2025-03-25 12:03 | 삭제
이젠 아프지말고 하늘나라에선 건강하게 맘껏 뛰어 놀아...녹차야~사랑해~♡
전선영 2025-03-25 12:17 | 삭제
멀리서 지켜 보고만 있어서 미안해! 그래도 센터에서 마지막까지 행복했구나 녹차...
사랑스런 녹차야! 강아지 별에서도 아프지 말고 마음껏 뛰어 놀고 행복하자~!
김정은 2025-03-25 12:44 | 삭제
이제 아픔 없는 곳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행복하길 항상 기도할게
유미현 2025-03-25 13:05 | 삭제
녹차야~~~ 잘 도착햇지?
녹차가 도착한 그곳은 칭구들도 많고 맛있는 것도 많고 넓고 큰 운동장이 있는 그런곳이였으면 좋겠어.
녹차야, 이젠 맘껏 뛰놀고 아프지 말고 그곳엔선 행복하길 바랄께.
행복하고 이쁜 기억만 갖고 갔을 녹차 널 끝까지 기억할게.
이아라 2025-03-25 13:08 | 삭제
녹차야 너무고생했어 다음생엔 오로지 행복만받는 삶이 되길..
송지은 2025-03-25 15:40 | 삭제
녹차가 별이 되었네요 ㅠㅠㅠㅠ 잘가 녹차야 나쁜기억은 잊고 좋은 기억만 가져갔길 바래!!
이민경 2025-03-25 16:58 | 삭제
녹차야 그동안 고생 많았어.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누구보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렴. 녹차의 마지막이 외롭지 않도록 지켜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합니다. 애쓰셨어요.
위다혜 2025-03-26 11:37 | 삭제
녹차야~ 사랑해~ 미안하고 고마워~ 하늘나라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