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부고] 늘 조심스럽게 세상을 알아가던 도나가 별이 되었습니다.

온 이야기

[부고] 늘 조심스럽게 세상을 알아가던 도나가 별이 되었습니다.

  • 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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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1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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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산불 현장 속 화마가 덮친 개농장에서 구조되었던 도나가 별이 되었습니다. 단백소실성신장증(PLN)을 앓고 있었던 도나는 최근 신장 기능이 소실되었고, 알부민 수치가 급격히 저하되어 쇼크가 왔습니다. 이후 도나는 끝내 고비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조금만 더 느리게 갔다면 길었던 겨울을 뒤로하고 따뜻한 봄을 느끼게 해줄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찾아온 봄을 함께하지 못해 마음 깊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도나를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합니다. 2019년 강원도 고성에서 산불이 크게 났을 당시, 화마가 덮친 개농장에서 도나를 만났습니다. 뜬장에 갇혀 무방비로 목숨을 잃은 생명들 사이, 도나는 뜬장 안에서 재를 뒤집어쓴 채 살아남아 있었습니다. 구석에 몸을 웅크린 채 세상을 향한 두려움과 경계심이 가득한 모습이었습니다.



구조된 이후에도 도나는 쉽게 마음을 열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다가가면 몸을 잔뜩 웅크리고, 낯선 손길이 가까워지면 몸을 피했습니다. 늘 함께 구조되었던 도니의 뒤에 숨어 있었고, 도니가 움직이면 도나도 걸음을 따라 나섰습니다.



다른 친구에게 의지하며 세상을 바라보던 도나는 온센터에서 조금씩 마음을 열었습니다. 구석에 웅크리기만 했던 도나가 목줄을 하고서 바깥 산책을 나갈 수 있게 되었고, 사람에게도 조금씩 경계를 풀어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용기를 내지 못해 앉은 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던 도나가, 어느새 활동가를 기다리기도 하고, 간식을 주는 손을 기대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도나가 서툴게나마 꼬리를 흔들며 반가움을 표현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망설임 속에서도 한 걸음씩 노력했던 순간들, 조심스럽게 눈을 마주치려 했던 그 눈길, 그리고 얼굴을 쓰다듬는 손길을 받아들여 주던 날들. 화마가 덮친 개농장에서 살아남아 우리와 함께한 5년의 세월 동안 쌓은 기억들로 도나를 추억합니다.



조심스럽게 세상을 알아가던 도나의 평안을 바라주세요. 도나를 기억하며 도나와 가까웠던 김동균 활동가의 부고를 전합니다.





도나야! 조심히 잘 갔니? 너와 함께한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했어.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도니와 함께 붙어서 짖고 경계하던 너였지만 조금씩 마음을 열고, 손길을 받아들이며 점점 더 귀여운 모습만 보여주던 것만 생각나네. 

식욕이 미묘하게 떨어지더니 최근엔 너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너무 걱정됐어. 네가 더 이상 밥도 잘 먹지 않고, 즐겨 먹던 간식도 먹지 않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정말 아팠어. 식욕이 없어진 너에게 어떤 걸 줘야 맛있게 먹을까 고민도 많이 했어. 맛있게 먹어줬을 때는 안도하고 뿌듯하기도 했지만, 갈수록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며 걱정이 많이 됐지.




힘들 텐데도 주사 처치를 아픈 내색 없이, 싫은 내색조차 없이 받고, 너는 정말 착한 아이였어 도나야. 항상 도니 옆에 있던 너의 빈자리가 슬프지만, 너는 우리 마음속에 있을 거야. 너의 조심조심 내딛는 발소리와 따뜻한 눈빛, 그 모든 순간을 기억할 거야.




너를 사랑한 모든 사람이 너를 그리워할 거야. 너는 우리에게 너무 큰 행복을 주었고, 그 사랑을 우리는 영원히 간직할 거야. 그곳에서 행복하길 바라. 사랑하는 도나야, 우리는 너를 절대로 잊지 않을 거야. 편안히 쉬어, 그리고 사랑해.




2019년에 우리에게 와 매일 두려움을 이겨내던 도나를 함께 기억해주세요.🙏 도나의 생과 삶을 든든히 지원해주신 대부모님이 있었기에 도나가 뜬장을 벗어나 필요한 치료와 돌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도나가 온센터에서 돌봄을 받고, 기쁨의 순간을 느낄 수 있도록 함께해주신 대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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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도나야 사랑해 2025-03-14 12:08 | 삭제

도나야 저번 달까지 산책하는 영상을 봤는데,,많이 아팠었구나 도나야 거기선 아프지말고 잊지 않을게 .. 사랑해 도나야


한보림 2025-03-14 13:51 | 삭제

도나야 가장 좋은 평온한곳에서 영원히 평안하렴..ㅜㅜ
도나가 아픈것도 몰랐었네 미안해 아가ㅜㅜ


염인정 2025-03-14 18:21 | 삭제

도나야~~따뜻한 곳으로 가서 편히 쉬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