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부고] 조용하고 따스하던 고양이, 나르가 별이 되었습니다.

온 이야기

[부고] 조용하고 따스하던 고양이, 나르가 별이 되었습니다.

  • 온센터
  • /
  • 2025.05.22 17:33
  • /
  • 103
  • /
  • 4



조용하고 따스하던 고양이, 나르가 별이 되었습니다. 구조 당시부터 초기 신부전과 신장 낭종이 있었던 나르는 정기적인 검진과 돌봄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검진 결과, 낭종의 크기가 커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입원 치료 중이던 나르는 잠시 온캣에 들렀습니다. 이별이 찾아오기 전, 충분히 사랑을 전하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매일 같이 주고 또 주어도 되돌아보면 부족하게만 느껴집니다. 부디 나르가 나르를 사랑한 모든 이들에게 넘치도록 사랑받았다고 느꼈기를 바랍니다.

나르의 소식에 기적을 바라며 응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나르가 아팠던 기억들 모두 잊어내고 평온에 다다르기를 바라며 활동가들의 편지를 전합니다.




나르에게

유독 입이 짧았던 네가 사람들의 토닥임엔 남긴 밥도 싹싹 먹곤해서, 누군가 방문하면 꼭 궁디팡팡을 해달라고 부탁하곤 했어. 그렇게라도 관심을 받고, 밥도 잘 먹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그게 너에게는 혹시 부담이 되진 않았을까. 너를 떠나 보내고서야 그런 생각이 들어.

같이 입소한 아가와 지낼 때, 늘 숨숨집에만 머물며 먼저 나서는 일이 없던 너를 보며 손길을 피하는 줄로만 알았어. 그런데 아가가 입양을 가고 나서는, 매일 묘사 앞에 나와 사람 기척을 기다리던 너. 예쁜 눈망울로, 가만한 목소리로 마음을 표현하던 너를 보고서야 늦게 알아채서 미안하다고 사과했지.

이번에도 너를 보내고서야 후회를 한다. 밥은 안 먹어도 되니 실컷 안아주고 토닥여줄걸. 폭신한 자리도, 맛있는 습식도, 손길도 너무나도 좋아하는 너에게 결국 따뜻한 가족을 만들어주지 못한게 미안해.

멀리 떠난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나르 하고 싶은 대로만 해. 그리고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에는 내가 우리 나르를 제일 먼저 알아보고 나르를 제일 먼저 안아줄게.

미안하고 사랑해 나르야.




나르야, 조용하고 따뜻한 너의 시간이 여기 있었어. 우린 너를 기억할 거야.

너는 예쁜 목소리로, 골골송으로, 부드러운 몸짓으로 우리 마음에 남아 있을 거야.

편히 쉬어🤍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