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동물
[구조]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사용하지 못하는 여우
- 반려동물 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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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0.0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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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1일 오후 센터로 다급한 구조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건물 창고로 사용하는 곳에 고양이가 한마리 들어왔는데 걷지도 못하고 밥을 줘도 전혀 먹지 못한다는 것이였습니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창고 구석 한쪽에 숨어 꼼짝도 하지 않고 있는 고양이를 찾을 수 있었고 경계심이 강해 포획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마 몸이 좋지 않다 보니 더욱 사람을 경계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병원 이송 후에도 여전히 강한 경계심을 보였지만 하반신의 상태를 빨리 체크해야 하기에 진정할 시간을 많이 주지 못하고 바로 검사에 들어갔습니다.
검사전 뒷다리를 딛고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 주었기에 조금의 희망을 품어 보았지만 검사결과는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대퇴부 골절과 골반 복합골절로 뼈는 여러개로 산산조각나 뿔뿔히 흩어져 있는 형상이였습니다.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였지만 움직이지 못하는 몸으로 오랫동안 먹지를 못했던 상태였기에 심한 탈수가 왔고 기력이 없어 수술이 어려웠습니다.
일단 기력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였기에 기력을 회복한 후 수술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혹여 다른 곳에 이상이 없나 살피던 중 항문쪽에 심각한 문제가 발행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별 확인을 위해 꼬리를 들추자 항문쪽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구더기들....
일순간 정적이 흘렀고 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한숨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뒷다리를 사용할 수 없다보니 몸이 끌렸을 것이고 그 상처안에서 구더기들이 들끓었던 것입니다.
항문주위의 털을 밀어내고 물로 깨끗히 씻어내자 주변의 살들이 움푹 움푹 페여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항문 주위의 살들은 이미 괴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로 구더기들이 장기 까지 침투 했다면 허망하게 아이를 보낼 수도 있기에 장기까지 침투한 것이 아니길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먹는 것을 전혀 먹지 못하는 상태이기에 일단 수액을 맞으며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힘없이 입원실에 누워있는 아이에게 여우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여우야!여우야! 조금만 더 힘을 내주렴~~~
이제 5개월 가량된 여우가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씩씩하게 일어설 수 있도록 많은 기도와 성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