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동물 구조] 환기구 안의 어두운 시간을 꿋꿋이 버텨내 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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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구조] 환기구 안의 어두운 시간을 꿋꿋이 버텨내 준 고양이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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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2.2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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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초, 동물자유연대는 환기구에 고양이가 고립되어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였습니다. 제보자의 말에 따르면 고양이는 열흘이 넘는 기간 동안 환기구 아래에 갇혀 있었다고 합니다. 


고양이가 갇혀 있는 것을 발견한 뒤, 제보자 및 시민들은 매일 같이 환기구 아래로 먹이를 던져 주며 고양이를 포기하지 않았고, 제보자의 보살핌 덕분에 고양이는 다행히 환기구 아래서 힘든 시간을 버텨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양이가 얼마나 더 버틸지 모르는 일이었기에 서둘러 구조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고양이가 고립된 환기구은 상판으로 막혀 있어 포획틀을 넣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상판과 환기구 사이의 작은 틈새로 고양이가 들어갔다가 그대로 추락해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구조였습니다.


환기구을 막고 있는 상판을 뜯어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으나 그러기 위해선 꽤 많은 준비 과정이 필요했기에, 우선 고양이가 스스로 탈출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설치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고양이가 타고 올라올 수 있도록 긴 상판에 밧줄을 묶어 사다리를 제작하고 환기구 아래로 사다리를 넣은 뒤 고양이가 올라오길 기다려 보았습니다.


그러나, 고립된 사이 기력이 많이 약해진 것인지 아니면 추운 날씨에 몸을 한껏 웅크리고 있는 것인지 고양이는 쉽게 나와주지 않았습니다. 떨어질 때 골절 등의 부상을 입어 자력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상판을 뜯는 수밖에 없겠다고 판단되어 부동산을 수소문하였고 마침내 부동산 및 건물주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러나 구조를 위한 협조를 얻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건물주의 협조를 위해 의견을 조율하던 중, 제보자로부터 고양이가 사다리를 타고 탈출한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고, 직접 현장을 방문해 확인한 끝에 고양이가 탈출한 것으로 결론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조금 풀린 날씨에, 웅크리고 있던 몸을 펼쳐 날쌔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것으로 보였습니다. 


고양이가 무사히 탈출하여 다행이었지만, 여기서 안심할 순 없었습니다. 또 다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안전망 설치가 필요했습니다.

좁은 틈새로 고양이가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벽돌을 세우고, 혹여나 고양이가 틈새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그물망을 설치하였습니다.


부동산의 동의를 받고 진행하였으나, 이를 계속 유지하는 것 혹은 더 확실한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기에 건물주의 협조를 바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고양이가 스스로 탈출하지 못해 상판을 뜯어내야만 했다면, 과연 원활히 협조를 구할 수 있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고양이 밥을 주기 위해 환기구 근처를 자주 오가자 공사에 방해가 된다며 항의했던 옆 건물 직원들부터 환기구를 막고 있던 상판까지. 고양이 구조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지만, 제보자의 노력 덕에 고양이는 무사히 탈출하여 자유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인간이 만든 구조물로 인해 고통받는 동물이 줄어들기를, 생명에게 조금 더 따뜻한 온정을 품는 세상이 오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