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자는 유기견을 입양하면서 동네를 자주 산책하게 되었고 동네에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분도 알게 되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자 이분은 구내염이 심해서 밥을 잘 못 먹는 한 고양이가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분은 많은 곳의 밥자리를 관리하고 있고, 집에도 입양한 길냥이들이 있어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그 고양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해 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구조자는 고양이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추운 겨울에 따뜻하게 해주고 잘 먹이면 구내염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 고양이를 집에 데리고 있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약속을 잡고 고양이를 바로 포획했습니다. 따뜻한 봄이 되면 다시 밥자리로 내보낸다는 계획이었고, 무슨 일이 발생하면 그분에게 도움을 받으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데려온 고양이는 경계가 심하고 밥도 물을 먹지 않고 하루 종일 창문틀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벽지와 창문틀이 피와 침으로 얼룩졌고 냄새도 심하게 났습니다.
구조자는 길고양이를 돌보는 분에게 전화해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가야 할 것 같다고 도움을 구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혼자 데려가라고, 본인은 치료해 줄 여력이 없다고 했습니다. 구조자는 고양이를 이동장에 넣는 것이라도 도와 달라고 했지만, 알아서 하라고 했습니다.
동네 동물병원에 치료를 문의했지만 모두 거절했습니다. 하악질하는 고양이가 무섭고 병원에 어떻게 데려가야 할지 막막했지만, 치료를 거부당하는 고양이가 너무 불쌍했습니다. 고민 끝에 고양이 커뮤니티에 가입해 병원을 추천받고, 조언도 받았습니다. 동물자유연대의 치료비 지원사업 ‘쓰담쓰담’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고양이를 구조한 것을 후회했지만, 추운 겨울 아픈 고양이를 도저히 내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병원에 가니 구내염이 매우 심해서 전발치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전발치 수술과 함께 중성화수술도 했습니다. 수술은 다행히 잘 되었고, 입원하는 동안 츄르도 먹기 시작해 퇴원했습니다.
그러나 집에 온 고양이는 전혀 먹지 않았습니다. 다시 병원에 가니 수술은 잘 되었지만, 염증이 심해서 회복 속도가 느리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먹여야 한다고, 츄르라도 강제로 먹이라고 했습니다. 츄르를 손가락에 묻혀 입천장에 발라서 먹이고, 회복식 캔을 물에 타서 주사기로 먹였습니다. 고양이는 입에 뭔가 닿으면 너무 아파하고 머리를 흔들고 앞발로 자신의 입을 때렸습니다. 너무 고통스러워 보였습니다.
제대로 먹지 못하자 고양이의 등뼈가 드러났습니다. 괜히 수술을 해서 아이를 굶겨 죽이는 게 아닌가 하는 후회와 걱정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게 약 3주가 지난 어느 날 츄르를 까는데 고양이가 가까이 와서 냄새를 맡더니 그 자리에서 츄르 4개를 다 먹었습니다. 기적 같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양이는 살이 조금씩 붙었고, 어느 날부터는 헤드 번팅을 하고, 뒹굴거리기도 했습니다.
“좋은 입양처를 찾을 때까지 까망이를 보호하려고 합니다. 구내염이 너무 심했고 이러다 죽겠구나 싶어서 먼저 살리고 보자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까망이는 애교가 넘치고 매우 순합니다. 보살피는 동안 목욕도 시켰습니다. 만약 좋은 입양처가 구해지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저와 함께 생활해야겠지요. 지금까지 어려운 고비들을 잘 넘겨왔으니, 앞으로 좋은 가족을 찾을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