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쓰담쓰담] 주차장에서 생긴 일 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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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담쓰담] 주차장에서 생긴 일 까망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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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1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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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이는 회사 주변에 살고 있는 활발하고 잘 먹는 고양이였습니다. 뛰어다니는 모습이 마치 치타 같아 깊은 인상을 주는 고양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까망이의 사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까망이가 이틀 전 주차장에서 차에 치였고, 그 후 호흡과 다리가 안 좋아 보이고 밥과 물을 전혀 먹지 않고 회사 주변 나무 아래에 앉아 있다고 했습니다.

병원에 데려가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까망이가 나무 근처까지 온 오토바이 소리에 놀라 어딘가로 도망쳤다고 했습니다. 회사 주변을 찾아다니다가 근처 언덕에서 까망이를 발견했지만, 놓쳐버렸고 어디로 도망쳤는지 알 수 없어 다음을 기약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다음 날 까망이는 회사 정문 주변, 고양이 밥을 챙겨주던 자리에 나타났습니다. 어렵지 않게 포획에 성공해서 곧바로 동물병원으로 갔습니다. 까망이는 골절 같았고 그래서 외과수술을 많이 한다는 동물병원으로 갔습니다.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근육파열로 인한 부종만 있었을 뿐 뼈는 멀쩡했습니다. 그런데 수의사 선생님이 엑스레이로 보이는 다리 위쪽 배에 형체가 불분명한 것이 이상하다며 상체 엑스레이도 찍어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까망이의 왼쪽 폐 아랫부분이 무언가로 차 있거나 눌려있는 것 같고, 장기의 형체도 불분명해 뭔가 문제가 있는 건 확실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문제가 된 폐 쪽 이물질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초음파촬영을 했습니다. 검사 결과 폐를 누르고 있는 것이 비장이라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외상으로 인해 횡격막이 찢어져서 탈장이 발생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병원에 빨리 와 탈장 정도가 초음파 상으로는 심해 보이지 않고 횡격막 손상도 크지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바로 다음 날 오전에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은 1시간 반 정도 걸렸고 무사히 끝났습니다. 그런데 손상이 적을 줄 알았던 횡격막은 사실 절반 가까이 찢어진 상태였고, 남은 절반도 얇은 막이 겨우 버티고 있어서 양쪽 모두 각각 봉합했다고 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에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얼른 병원에 데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 후, 항생제와 소독스프레이를 처방받고 퇴원했습니다. 까망이는 따로 준비한 방에서 하루 종일 먹지도 않고 화장실도 가지 않고, 숨숨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가만히 누워만 있었습니다. 입원 중일 때 츄르만 먹었다고 해서 습식사료와 츄르를 섞어서 조금씩 떠먹여 보니 다행히 잘 먹었습니다.

곧 까망이는 활력을 되찾은 것 같았습니다. 일주일 후 실밥을 제거했고, 엑스레이 촬영 결과 남아있던 흉수도 거의 다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까망이는 밖에서 건식사료만 먹였는데, 습식사료를 정말 좋아하고요. 빨리 적응하고 있습니다. 만져달라고 계속 주변을 맴돌아요. 까망이를 저희집 두 번째 고양이로 입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반려고양이들을 더 좋은 환경에서 잘 돌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