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보도자료] 구포 개시장 폐쇄 1년, 마지막 구조견들 해외 입양길

보도자료

[보도자료] 구포 개시장 폐쇄 1년, 마지막 구조견들 해외 입양길

  • 동물자유연대
  • /
  • 2020.10.23 15:06
  • /
  • 1691
  • /
  • 1

구포 개시장 폐쇄 1년, 마지막 구조견들 해외 입양길


- 22일, 44마리 최종 출국으로 도살 위기 개들 84마리 전원 새 출발
- 1년 이상의 돌봄과 사회화 지원으로 몸과 마음의 상처 치유한 개들 반려견으로 거듭나
- 소위 ‘식용’ 간주되던 개들도 해외에선 반려견, 부끄러운 개식용 산업 하루빨리 종식 되어야


○ 구포 개시장의 폐업 협약식 당일인 지난 7월 1일 당시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 KOREA, 이하 HSI)은 현장에서 86마리의 개들을 구조했다. 그뒤 시장에 버려진 고양이 2마리, 개 1마리를 개별 단체에서 추가 구조해 총 89마리가 되었고, 홍역 등 질병으로 인한 사망과 임신한 개의 출산, 출산한 새끼들 중 일부 사망을 거치며 구조된 개와 고양이 전체 개체 수는 지난 5월 이래 계속 89마리를 유지했다.

○ 구조된 개들의 해외 입양처를 찾기 위한 출국은 지난 8월부터 시작됐고 특히 올 10월 22일에는 위탁보호소에서 사회화 훈련을 받으며 남아있던 44마리의 개들이 출국 절차를 밟았다. 2019년 해외로 간 개체 수는 12마리이며, 지난 2월 출국한 28마리를 포함해 총 84마리의 개가 미국으로 건너 가 새 삶을 찾게 됐다. 각 단체에서 보호를 맡은 동물 5마리 중 개 2마리는 가정 입양되었으며 개 1마리와 고양이 2마리는 국내 보호소에서 입양처를 찾는 중이다.

해외로 출국한 개들은 HSI의 연계 쉼터에서 새로운 가족을 찾게 된다. 작고 예쁜 품종견 선호로 중대형견의 국내 입양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구조 준비 시점부터 해외 입양은 계획돼왔다. 해외 입양을 위해 지난해 지역 동물병원과 ‘버려진 동물을 위한 수의사회’의 봉사로 예방 접종과 중성화 수술도 진행된 바 있다. 

○ 구포 개시장은 6.25 전쟁 이후 부산시에 형성된 가축시장 중 일부로, ‘오선이 사건’를 비롯한 개 학대사건들로 악명을 떨쳐 이곳에서 폐쇄 전까지 동물보호단체들의 집회가 이어져 왔다. 구포 개시장에서 구조된 개들의 질병 사실과 도살 도구는 이러한 개시장이 동물학대의 온상일 수 밖에 없음을 확인시켜줬다.

구조 당시 현장에서 이뤄진 질병 검사에서 홍역 양성으로 판정된 개는 6마리였다. 또한, 홍역 감염 가능성이 높은 개 10마리를 포함해 16마리가 당일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이후에도 잠복기에 있던 양성 개체가 추가 확인되는 등 구포에서 구조된 개들 중 총 25마리가 동물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아야 했다. 개 홍역 바이러스는 전염성 높은 바이러스로 치사율이 무려 90% 이상에 달할 만큼 위험하나, 예방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다. 그런데도 구포 구조견의 1/3가량은 홍역에 걸리거나 홍역으로 의심돼, 개시장이 전염성 질병 방역체계의 허점임이 입증되었다. 

홍역 치료를 위해 부산 시내 병원으로 흩어져 치료를 받던 중 7/6 2마리, 7/12 1마리, 7/14 1마리, 7/24 1마리, 8/5 1마리, 8/25 1마리가 사망하였다. 이 7마리의 개들이 개시장이라는 죽음의 문턱에서 구조가 되고도 질병으로 세상을 떠난 데 동물보호단체들은 깊은 애도를 표했다. 그러나 홍역을 이겨내고 새 삶을 기다리고 있는 생명들도 있다. 이 중에서도 오소리는 홍역 후유증으로 틱 장애를 갖게 되었지만 위험 고비를 몇 차례 넘기며 단단한 생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 한편 구조 당시 임신 중이었던 눈송과 호란은 각각 11마리와 6마리 새끼를 출산했다. 몸이 약한 어미에게서 태어난 새끼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상태가 좋지 않아, 위탁보호소의 살뜰한 보살핌에도 9마리가 죽고 8마리가 생존하게 됐다. 살아남은 8마리 개들은 알콩, 달콩, 콩콩, 돌, 하프, 순, 범, 밤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어미개인 눈송, 호란과 함께 온 가족이 지난 2월 11일 미국으로 출국길에 올랐다.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뻔했던 어린 생명들은 현재 먼 미국 쉼터에서 소중한 생명체로 환대 받고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지난 7월부터 지금까지 16개월여간 개들은 위탁보호소에서 꾸준히 목줄 산책, 합사와 노즈워크 훈련을 받아왔다. 많은 개들이 목줄 산책이 가능해 일반 가정에서 반려되다 구포 개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유기되는 개들의 종착지로 개시장이 이용되며 국내에 있는 개들이라면 어느 때고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현실을 드러내 준다.

○ 잔인한 개 도살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도살장과 재래 개시장이 폐쇄되어야 동물학대의 고리도 끊어질 수 있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무법지대인 개식용 산업 현장에서 희생되는 한해 100만 마리 이상 개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때까지 철폐 활동을 계속하겠다. 방역 무풍지대이기도 한 개식용 산업 현장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폐쇄 정책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 또한, 구포에서 구조된 개들이 마지막 한 마리까지 모두 따뜻한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살피며 보살필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참고] 구포 개시장 구조 동물 개체 수 변화 및 출국 일지

2019년:

6/22 ~ 7/1
동물단체, 구포 개시장에서 개 86마리 구조
구포 개시장 폐업 협약식 이후 고양이 2마리, 개 1마리 추가 구조

7/6 ~ 8/25
홍역 등 질병으로 인해 개 7마리 사망

7/21
눈송, 11마리 새끼 출산(사망 8마리, 생존 3마리-알콩, 달콩, 콩콩)

8/11
개 9마리(블루벨, 플로리안, 춘식이, 이슬, 보리, 카스, 춘봉, 달자, 플라워) 미국 출국

8/23
호란, 6마리 새끼 출산(사망 1마리, 생존 5마리-돌, 하프, 순, 범, 밤)

9/30
개 3마리(레일라, 클로버, 핀토) 미국 출국


2020년:

2/11
개 10마리(눈송, 알콩, 달콩, 콩콩, 호란, 돌, 하프, 순, 범, 밤) 미국 출국

2/12
개 5마리(콩, 쿠키, 튤립, 빙고, 폭시) 미국 출국

2/13
개 10마리(마마, 대릴, 클렌, 오레오, 문베어, 미아, 엘로이즈, 베티, 두드, 릭)

2/14
개 3마리(도미노, 로지, 피그렛) 미국 출국

4/30
질병으로 개 1마리(여우) 사망

10/22
개 44마리(모람, 모로, 바론, 랑이, 바다, 노을, 눈꽃, 늘찬, 흰솔, 리버, 토미, 나나, 나래, 존, 가온, 꽃내, 다미, 프린스, 가자, 가희, 초롱, 겨슬, 장군, 라희, 누리, 도도, 모아, 루나, 마음이, 고미, 펄, 마루, 크림, 장수, 장미, 흰돌, 설희, 조이, 미쉘, 헤라, 헬렌, 하니, 밀키, 백두) 미국 출국


[사진] 10월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절차 밟는 구포 개시장 구조견들




[사진] 해외 입양되어 미국에서 새 삶을 찾은 Eloise



[사진] 해외 입양되어 미국에서 새 삶을 찾은 Fox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