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부산일보에 따르면 울산 남구 고래 생태체험관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오는 17일부터 “돌고래 나이트 투어”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돌고래와 키스하고 춤추기” 등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미성년자 관람객이 돌고래를 직접 만지고 접촉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에 동물자유연대는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
외국에서는 돌고래를 직접 만질 수 있는 터치 풀장, 즉 “페팅 풀(Petting Pool)"이 1980년대 잠시 성행하다가 안전상 많은 문제점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지금은 미국에 네 곳, 캐나다에 한 곳, 일본에 한 곳, 프랑스에 한 곳 만이 존재한다. 주로 큰돌고래 (bottlenose dolphin)가 사용되지만, 벨루가, 바다 사자, 심지어는 고래가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돌고래 전시시설에서는 이런 상품이 교육 효과가 크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설문 결과가 많이 발표되었고, 아이들에게 야생 돌고래를 만지고 먹이를 주는 것이 괜찮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은 인간의 안전뿐 아니라 멸종위기종 야생동물의 종족 보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인간과의 직접적 접촉은 돌고래를 질병에 노출시킨다
돌고래를 직접 만질 수 있는 체험전시장에서는 다른 동물원에서 관찰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관람객이, 특히 어린이들이 돌고래의 주위를 끌기 위해 물장구를 치고 소음을 내는 등의 행동을 하는데, 이는 이미 음악소리 등 소음이 심한 환경에 노출된 돌고래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 또한, 어린이들이 과자나 빵 부스러기 등 돌고래에게 적합하지 않은 음식을 먹이는 일도 흔하게 관찰된다. 동물원이나 수족관은 많은 관람객의 유치가 목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행동들을 엄격하게 제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음료병에서 나온 유리조각, 병뚜껑, 종이조각, 심지어는 담배꽁초까지 체험전시장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물질을 돌고래가 삼켰을 경우 내장기관 파열, 독소 중독, 심지어는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다. 1989년에 진행된 돌고래 전시시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는 왜 많은 돌고래수족관에서 페팅풀장이 없거나, 있었어도 운영을 중지해야 했는지 설명하는 정확한 문구가 나와있다. 돌고래 수족관들은 답변에서, “우리는 사료의 급여를 조정할 수 없는 것과 관람객의 부상 가능성 때문에 (페팅 풀장의 운영을) 중단한다”며, “(관광객이 만짐으로 인해) 사료로 쓰이는 생선이 오염되거나 이물질이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기도 하다고 언급되어 있다. 이러한 우려들은 돌고래를 전시하는 업체들에게서 나온 기에 시사하는 바가 더 크다.
상위포식자인 돌고래는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공격성을 띨 수 있다
또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은, 돌고래는 본능적으로 공격성을 갖고 있는 상위 포식자라는 점이다. 미국의 국립해양수산부 (National Marine Fisheries Service)는 1994년 외국에서 한 때 유행했던 관광상품인 “돌고래와 수영하기 (Swimming with the dolphins, 이하 SWTD)가 돌고래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조사기관에 의뢰하여 시행하였는데, 연구 결과 사람과 돌고래 모두에게 위험한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혀졌다. 연구에 따르면, 관람객을 등에 태우고 수영하도록 훈련된 돌고래들은 상위포식자로써의 본능을 누르고 복종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훈련되는데, 이러한 비정상적인 관계는 돌고래를 극도의 스트레스에 몰아넣고, 사회적 동물인 돌고래들 간의 관계에도 균열을 가져온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1989년에서 1994년까지 미국에서만 12명이 돌고래와 수영 도중 돌고래와 부딪혀서 팔 다리, 혹은 얼굴이 부서지는 사고를 당했다. 관광업체에서는 “사고”였을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사고 현장을 녹화한 비디오를 관찰한 돌고래 생태학자들은 돌고래들의 행동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의도적으로 사람을 공격했다고 입을 모은다.
인간과 해양포유동물 사이에 전염되는 인수공통질병의 감염 가능성
돌고래와 직접 접촉할 경우, 돌고래와 사람 사이에 옮겨질 수 있는 인수공통질병의 감염 가능성도 크게 나타난다. 체험장에서는 비록 관람객들에게 돌고래를 만진 후 손을 씻도록 장려하고 있지만, 이는 직접적인 통제가 어렵고, 관람객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것까지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양포유동물에게 발견되는 병원균 중 상당수가 사람에게 전염가능성이 있다. 2004년 미국 해양 동물 위원회에서 남가주대학의 연구팀은 “인간이 해양 포유 동물과 접촉했을 때 건강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표하였다. 이 조사는 해양동물과 일하는 조련사들을 상대로 이루어 졌는데, 23퍼센트의 응답자가 두드러기나 그와 비슷한 증세를 경험했고, 염증의 감염률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튜버클로시스 등의 호흡기 질환이 20 퍼센트 이상의 응답자에게서 발견되었다.
울산 생태체험관에서 운영한다고 하는 “돌고래와 키스하기” 등의 관광 상품은 돌고래와 관람객 모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위험요소를 다분히 갖고 있다. 돌고래는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으며 작은 충격으로도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 멸종위기 동물인 야생동물을 잡아 훈련시켜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비윤리적 산업에 대한 비판은 제외하고서라도,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사안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대목인 방학을 맞아 한밑천 잡겠다는 태도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울산 남구청은 이제라도 돌고래 생태체험 운영계획을 취소하고, 방사가 불가능하다면 보다 생태서식지와 비슷한 환경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2012년 7월 11일
동물자유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