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일 남양주 슬로푸드 국제대회에서 “슬로푸드와 농장동물 복지”라는 주제의 컨퍼런스가 개최됐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농장동물 복지가 슬로푸드 운동을 실천하기 위한 밑바탕으로써 중요한 부분임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농장동물의 복지가 무엇이고,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동물복지 인증제도와 공장식 축산과 인간의 건강 관계에 대한 순서로 진행됐으며, 마지막으로 실제 동물복지를 고려해 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주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농장동물복지의 전반적인 배경과 필요성에 대한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의 발표에서는 공장식 축산 시스템의 폐해와 부작용을 통해 현재 국내 농장동물의 복지가 얼마나 열악한 지 알 수 있었습니다. 쟁점이 되고 있는 대표적인 농장동물 복지 문제는, 어미돼지의 스톨 사육, 산란계의 배터리케이지 사육, 꼬리나 부리 자르기 같은 신체훼손이 있습니다.
동물복지를 고려하는 축산은 사람을 위하여 희생되는 동물의 최소한의 권리를 지켜줌에 의의를 두고 있을 뿐만이라는 것과 공장식 축산으로부터 발생되는 환경, 질병, 식품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볼 때,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축산의 모습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의 농장동물복지에 대한 발표 모습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에 대하여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김계희 주무관의 발표에서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졌습니다. 이 인증제는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를 준수하는 농장을 국가가 인증하는 제도로서, 2012년 산란계를 시작으로 도입이 되었고, 2013년 돼지, 2014년 육계, 2015년 한우(육우) 및 젖소농장에 순차적으로 도입될 계획입니다. 지난 2010년과 2012년에 실시된 설문조사의 질문지에는 동물복지 인증 제품이 3배 이상 더 비싸도 구매 의향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30%이상의 소비자들이 구매에 대하여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현재 동물복지 인증 제품의 실제 가격이 일반 브랜드 제품보다 1.2~1.5배 수준임을 볼 때 동물복지 제도에 대한 홍보가 잘 이뤄진다면, 동물복지 제품에 대한 소비자 구매의향은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김계희 주무관의 동물복지 인증제도에 대한 발표 모습
배한호 다움 한의원 원장은 보건의료 측면에서 바라본 동물복지와 소비에 대하여 발표했습니다. 공장식 축산으로 인한 육류 과잉공급에 따라 현대인의 육류 섭취량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탄수화물과 식이섬유의 섭취비율은 감소한 반면, 지질 섭취비율은 1970년도에 비하여 2005년 기준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동물성 단백질의 과다섭취는 세포의 성장을 과도하게 촉진시켜 암세포 성장을 발달시키고, 함황 아미노산 비율이 높아 혈액의 산성화와 칼슘의 배설을 촉진시킵니다. 바른 식습관으로 예방 가능한 사망환자가 약 40,000명이라는 점을 감안 할 때, 육류과잉소비를 부추기는 공장식 축산을 동물복지 축산으로 전환하고, 적당한 육류를 소비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정진후 청솔원 대표는 농장 운영은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생계수단이지만 단순히 생산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을 이해하고 그들의 복지 또한 보장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계셨습니다. 또한 산란계 자유방목 동물복지 인증 농장으로 전체 생산량의 0.3%밖에 되지 않는 미미한 생산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생산성 보다는 상품의 강한 경제력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동물복지 인증 농장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동물복지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전환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원가자농의 원중연 대표는 동물들에게 더 좋은 환경과 사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해온 노력과 연구에 대하여 발표했으며, 어미 돼지에게 자유로운 공간과 깔짚을 제공하는 등 동물복지를 고려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동물복지는 누구 한 쪽의 책임이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노력해야 이뤄 낼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슬로푸드 국제대회는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43개국이 참여하는 의미 있는 행사였습니다. 슬로푸드의 개념을 이해하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이 행사에서 컨퍼런스를 통해 많은 분들이 동물복지 중요성에 대해 더욱 자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랬지만 컨퍼런스 참여율이 저조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앞으로 농장동물 복지에 대한 배경 지식과 필요성을 알리는 기회가 많이 생겨서 농장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