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백사마을의 버려진 개들은 어떻게 될까?

사랑방

백사마을의 버려진 개들은 어떻게 될까?

  • 박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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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4.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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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불암산 자락에는 백사마을이라 불리는 마을이 있다. 1967년 서울 도심 개발사업으로 쫓겨난 사람들이 들어와 마을을 이루었는데 그때 번지수가 산 104번지 였던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사람들이 백사마을이 중계동 104번지여서 백사마을이라고 부른다고 하여 네비게이션으로 검색했다가 한참을 헤메여 찾아갔다. 104번지는 지금은 없어진 번지다.

이 백사마을이 이제는 서울에 남아있는 마지막 달동네라고 한다. 겨울이 되면 눈 덮인 오르막길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연탄을 배달하는 모습을 종종 TV에서 보게 된다. 그런 장면을 주로 촬영하는 곳이 백사마을이다. 하지만 이 마을도 언제 서울의 지도에서 사라질지 알 수가 없다.

백사마을에도 재개발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백사마을의 재개발 이야기는 90년대부터 나왔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10년이 지나도록 진척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개발이 제한되면서 건물은 낡아가고 많은 사람들이 마을을 떠났다. 그래서 지금은 사람이 사는 집들 사이 곳곳에 빈집이 있는 마을이 되었다.










집과 집 사이, 그곳에는 다른 집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마을 곳곳에는 사람이 떠난 빈 자리들이 남아 있다.
사람이 떠난 곳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집과 집 사이로 이어지는 끊임없는 골목들

서울의 재개발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원주민을 몰아내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재개발 구역에서 원주민들은 얼마 되지 않는 보상금으로 새로 지어지는 고가의 아파트에 들어갈 형편이 되지 않아 입주권을 외지인에게 팔고 살던 곳을 떠난다. 통계적으로 원주민들의 재입주율은 20%도 되지 않는다. 그렇게 살던 곳에서 떠난 원주민들은 가진 돈에 맞추어 살 집을 구하다 보니 점점 더 서울 외곽으로 밀려난다.

이렇게 살던 곳을 잃는 이들은 사람들 뿐만 아니다. 전쟁 등 혼란이 벌어질 때면 여성이나 아이 등 힘 없는 약자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듯이 재개발의 광풍이 부는 곳에는 사람들보다 큰 피해를 입는 존재들이 있다. 그들은 동물들이다.

무인경비시스템은 꿈도 꿀 수 없는 달동네에서 도둑을 지키는데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개다. 그러다 보니 달동네는 한 집 건너 한 마리씩 개들을 키웠다. 그런데 이사를 가면서 털복숭이 개를 데리고 가기 곤란해지자 개들을 버리고 간다. 그래서 재개발이 되는 동네에는 초반에 집 없는 개들이 무리를 지어서 다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개들도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누군가에 의해서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린다. 그렇게 하여 그 개들은 이 세상의 생명이 아닌 존재들이 되어간다. 또 달동네의 지붕을 오고가던 고양이들 또한 같은 운명에 놓이게 된다.

백사마을 또한 다르지 않아 이사를 가는 사람들이 개를 버리고 갔다. 그렇게 버려져 먹을 것 없는 개들을 마을에 있는 묘연사라는 작은 절집에서 거두어 주었다. 묘연사에는 한 때 밥을 먹인 개가 30마리가 넘었고 오고 가며 밥을 먹는 고양이는 100여 마리까지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늘어나는 개들과 또 개들 사이에서 태어나는 새끼들을 감당할 수 없어 노원구청에 도움을 요청하였지만 돌아온 대답은 고양이는 TNR사업을 하는 예산이 있지만 유기견을 중성화수술에 배정된 예산은 없다는 것이었다.

묘연사를 찾아간 날에도 이슬이라는 개가 4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노원구청에 도움을 구구절절 요청한 편지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곳은 입장에 따라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다. 그 와중에 자신의 생존권을 주장 할 수 없는 동물들은 모든 배려에서 소외받고 버림받는다. 그렇게 버림받은 동물들은 공사장 주변을 떠돌다가 어느 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앞으로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 더 많은 개들이 버려질 것이다. 이 생명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댓글


김다혜 2011-04-26 22:30 | 삭제

저 절의 주지스님만 애가 끓으시겠어요... 이 아이들은 이제 어찌되는건가요? 우리나라도 동물 쉽게 못사게 동물 데려올때 한 50만원 정도 내고 등록하는 법안 같은거 만들어야되요... 외국처럼...


깽이마리 2011-04-26 22:33 | 삭제

답답하네요... 자신의 생존권마저 지키기 힘든 사람들에게 저들을 제대로 품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힘들고... 그러나 사람에 의해 생겨난 이 아이들은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데...
진짜 등록비 왕창 내야 동물을 키울 수 있는 세상이어야 더 이상 이런 일이 없는건가요...
차별은 나쁜건데, 항상 예쁜 아이들은 그래도 그나마 입양을 잘 가는데... 하면서 충분히 실내에 입양갈 수 있는 아이들에게 더 안타까움이 생기네요. 에구... 큰 개를 살기 힘든 주거환경이 잔뜩인 우리 나라에서는 그나마 작은 아이들이 유리하니 말이에요.


쿠키 2011-04-26 23:43 | 삭제

개들이 하나같이 다 실내에서 키워도 무리없을 체형이건만 왜 버리고 갔는지...후....
입양추진이라도 하면 좋을듯하네요.


다래뿌꾸언니 2011-04-27 08:26 | 삭제

아이들 보니 마음이 아파요.
이를 어쩐데요 ㅠ.ㅠ


장지은 2011-04-27 16:10 | 삭제

집을 지켜주고 반려견이였던 아이를 버리고 가다니.. 정말 사람들 너무 무책임 하네요.. 저 아이들 어떻게 한데요 ㅠ.ㅠ*


베를린 엄마 2011-04-30 09:51 | 삭제

저렇게 예쁜 자식을 버리고 다리 뻗고 잘 수 있을까요? 저렇게 귀여운 새끼 버리고 밥이 넘어간대요? 몹쓸 사람들, 천벌 받을 사람들, 지 새끼 버리고 얼마나 잘 사는지 두고 봅시다. 그나마 묘연사가 있어서 다행이지만 자꾸 번식해서 많아지면 안 그래도 다 쓰러져 가는 묘연사 납작주저앉을까봐 걱정입니다. 어떡한대요? 큰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