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태 여전한 지하철
[SBS TV 2005-12-04 21:21]
<8뉴스><앵커>사고 위험과 혼잡이 없어진다고 당장 쾌적한 지하철이 되는 것은 또 아닙니다.
무엇보다 시민들 스스로 고쳐야 될 것들이 많습니다.
연속 기획보도, 오늘(4일) 마지막 순서는 추태로 얼룩진 지하철의 모습을 들여다 봤습니다.
조지현 기자입니다.
<기자>[전화 통화 크게 하고, 신문 크게 해서 보고...][말을 하자니, 그냥 참고 앉았어요.]퇴근길 지하철, 닫히는 문 사이로 두 명이 끼어듭니다.
코 앞에서 문이 닫히는데도 기어이 손을 집어 넣습니다.
다리를 있는대로 벌린 승객, 옆 사람은 몸을 한쪽으로 기울이고 앉았습니다.
잠이 들어 자꾸만 기대는 아저씨, 아주머니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다른 사람이 걸려 넘어질 정도로 다리를 뻗은 사람을 지나가니, 20대 여성이 노약자 석에 앉아 큰 소리로 통화를 합니다.
[춤 추다가 컷트 당했어.]다른 열차, 손잡이 난간에 올라 앉는가 하면, 민망한 애정 표현도 서슴치 않습니다.
애완동물도 여전히 데리고 탑니다.
저녁 8시, 지하철 역이 떠들썩합니다.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하던 남자가 지하철 수사대에 붙잡혔습니다.
[몇 컷트 찍은 거 있어요. 두 세컷 있어요. (연세가 어떻게 되시죠?)\"쉰 셋요.]밤이 깊어지면 취객들의 술주정이 시작됩니다.
조용한 객차가 떠나가라 설교를 하는 건 물론이고, 바닥에 아예 앉아버리거나, 토하고 그대로 버려놓기도 합니다.
앉아 있다가도 이내 신발을 벗고 누워 버리는 통에 옆사람들은 자리를 피해야 합니다.
술에 취해 급기야 싸움도 벌어집니다.
수염을 붙잡자 주먹이 날아듭니다.
종착역에 도착해서도 취객들은 쉽게 내리지 않습니다.
[일어나세요. 집에 가셔야죠.]결국 세 명이서 일으켜 돌려보냅니다.
[강교민/서울대 입구역 부역장 : 술 만취하시면, 직원들이 깨우면 느닷없이 얼굴을 때린다고요.]흡연과 방뇨 등 지하철 추태는 올 한해 서울 양대 지하철 공사에 적발된 것만 3만여건에 이릅니다.
위험과 혼잡을 줄이는건 지하철 공사 몫이지만 쾌적한 지하철을 완성하는 것은 타는 사람의 시민의식, 즉,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