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공지사항

[필!시청! KBS환경스패셜] 동물공장-알낳는기계 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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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2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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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30 (수) 밤 10:00~10:45 방송 [환경스페셜 308회]

특집 동물공장 2부작

제2편  산란기계, 닭

연출 / 글 구중회  

기획의도

돼지와 닭의 공통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육종의 하나라는 것, 그리고 가혹한 환경에 의해 길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돼지고기, 닭고기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축산 농가에서는 저비용 다량 생산을 위해 좁은 공간에서 동물을 사육한다. 그러나 학대 수준에 가까운 사육틀이나 케이지와 같은 최저 공간에서의 생활은 가축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게 되고, 가축들은 점차 면역성이 떨어져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축산농가에서는 많은 항생제를 사료에 섞거나 물에 타 과도하게 투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에게 최대의 즐거움인 먹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그들, 산업 동물이기에 앞서 생명체인 그들이 조금이나마 행복해질 권리는 없는 것인가. 소비자가 원하는 싸고 질 좋은 고기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인간의 건강마저 위협하고 있는 가축 사육 실태와 과도한 항생제 남용 현장을 고발한다.

닭 제조 공장을 가다

‘닭’을 위한 ‘닭장’이 너무 가혹하다.

호기심이 많고 가족과 강한 유대관계를 가지는 사회적인 동물 닭.

닭들은 흙바닥을 밟으며 먹이를 이리저리 찾고, 쪼고, 걷고, 뛰어다니고, 둥지를 틀려는 본능적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닭을 상상할 때 여러 마리가 흙을 발로 뒤적이며 먹이를 찾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오늘날의 닭은 철창에 갇힌 공장식 양계장의 닭이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윤을 얻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닭장은 닭이 움직일 수 없는 케이지다. 닭을 위한 닭장은 더 이상 닭을 위한 것이 아니다. 수 만 마리의 닭이 층층이 머리만 내밀고 사는 닭 공장, 이것이 사육 동물 닭에 관한 ‘불편한 진실’이다.

부리 없는 닭, 그 이유는?

본능을 말살시키는 인간의 이기심, 부리 자르기.

가로, 세로 각각 30센티미터의 우리에 3마리씩 들어 간 다단식 닭장에서 사육된 닭들은 과밀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다. 철창에서는 땅을 부리로 쪼는 등의 본능적 행동을 할 수 없다. 이때 닭의 유일한 무기 부리는 흉기가 된다. 스트레스로 공격성을 띈 닭은 옆의 닭이 죽을 때까지 쪼기도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한 방법은 간단했다. 뜨거운 불로 달군 칼날로 닭들의 부리를 자르는 것. 닭의 부리 안쪽에는 말초 신경들이 퍼져있는데 부리 자르기의 과정에서 부리의 뼈, 연골, 근육신경조직까지 잘려나가기도 한다. 닭들은 잘려 나간 부리로 자신의 몸을 다듬지 못할 뿐 아니라, 물과 먹이를 눈앞에 두고도 먹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밀집 사육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과정일 뿐이다. 닭이 서로를 쪼지 않는 환경을 갖추기엔 너무 늦은 것일까.

산란계(産卵雞) ㅡ 닭도 털갈이를?

동물의 번식 본능을 이용한 인간의 이기심, 강제 털갈이.

산란계 양계장에 불이 꺼졌다. 알 낳기에 고된 닭들에게 주는 휴식 시간일까. 그런데 모이가 없다. 물도 없다. 어둠 속에서 빈 모이통을 부서져라 쪼아대는 닭들. 보름을 굶기는데 처음 이틀은 물도 주지 않는다. 굶주린 닭들의 털이 빠지며 다시금 굵은 알을 낳기 시작할 즘 양계장엔 불이 켜진다. 이것은 산란계의 산란율이 떨어지는 1년이 될 즈음 관행처럼 행해지는 ‘강제 털갈이’다. 이 과정에서 3%의 닭들이 굶어 죽는다. 산란계는 다시 산란율이 떨어지는 20개월쯤 ‘폐기 처분’되어 식탁에 오른다. 알 낳는 기계로 동물 대접도 못 받는 닭 사육의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육계(肉鷄), 한 달간의 삶을 추적하다.

자연 상태의 닭 최장 수명은 25년 정도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닭은 2달이 채 안된 병아리들이다. 인공 부화된 병아리들 중 40%에 이르는 수평아리들은 빛도 못보고 분쇄기 속으로 들어간다. 육계로서의 별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병아리들은 온갖 영양제와 항생제를 넣은 사료로 키워진다. 최단기간동안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닭들은 1.5kg이 되는 30일~ 35일쯤 짧은 생을 마감한다.

자연축산, 아직 희망은 있다

열악한 사육환경은 가축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주고 이는 면역력 저하와 항생제 투입 등 악순환을 부른다. 가축에게 남용되는 항생제와 인체 내성 문제도 여전히 뜨거운 논란 중에 있다. 언제 다시 신종 동물 매개 질병이 인간을 괴롭힐지 모른다. 가격 대비 생산성을 고려해 부족한 사육 공간을 보완하며 나타난 공장형 축산 방식. 우리가 원하는 값싼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악역 아닌 악역으로 동물 학대를 자행하고 있는 우리 축산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무항생제, 무분뇨에 도전한 제주도 바람골 양계장을 찾아 대안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