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추모 영상] 언제나 꿋꿋했던 복실이를 기억하며

온 이야기

[추모 영상] 언제나 꿋꿋했던 복실이를 기억하며

  • 온센터
  • /
  • 2023.11.22 17:08
  • /
  • 498
  • /
  • 2



복실이를 기억하며 복실이의 온센터 생활 모습이 담긴 추모 영상을 함께 나눕니다. 복실이와 마음으로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복실아 무지개 다리 잘 건너가고 있어? 몸과 다리를 버둥대며 어떻게든 일어나고 싶었던 너의 흔적은 다리 곳곳에 남았지만, 이건 복실이의 강한 의지의 흔적이기도 했어. 우리 복실이 긴 다리로 산책 정말 잘했었지. 산책 초입 길에는 늘 달리던 습관이 있었고, 이곳저곳 열심히 냄새를 맡았지.


온센터에서 10년의 세월을 보냈어도 끝까지 싫은 것도 많았지. 약을 먹는 일도 쉽지 않았고, 발톱 깎는 것도 너무 힘들었지? 싫은 것들도 다 잘 참아줘서 고마워. 복실이 밥 먹을 때 다른 친구들이 기웃거려도 늘 관대하게 있어 준 것도 너무 기특했어. 편식도 워낙 심했던 너라서 잘 먹을 때마다 그게 그렇게 기뻐서 기록으로 많이 남겨뒀어. 잘 먹는 복실이 모습을 자주 그리고 많이 기억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늙음이라는 게 잘만 먹는다고 다 괜찮은 건 아니었지만, 복실이가 그릇을 비울 때마다 우리 모두 참 기뻤어. 멍하니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서 있는 것조차 어려워져서 결국 주저앉아 버렸을 때, 복실이의 늙음은 하루가 다르게 모습을 바꿨어. 하지만, 한 고집 하는 우리 복실이는 어떻게든 일어나 움직이려 했고 휘청거리면서도 걸음을 내디뎠지. 주저앉아도 꿋꿋하게 잘 먹어줘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 


몸에 무언가 닿는 감각에 무척 예민했지만, 얼굴 쓰담쓰담은 좋아했던 복실이. 무지개 다리 너머에서는 좋아하는 것만 넘치게 누리고 받으면 좋겠다. 이제 약도 안 먹어도 되고, 발톱도 안 깎아도 돼. 복실이 생일파티 때 많은 사람들에게 받았던 사랑처럼 좋았던 기억만 안고 갔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와줘서 고마웠고, 너의 늙음과 세월을 함께해서 감사해. 복실아 안녕. 잘 가, 사랑해.


복실이 부고 보러가기





댓글 달기


댓글


짱금자 2023-11-22 19:10 | 삭제

사랑스러운 복실아. 요즘도 가끔 코끝에 너의 향기가 묻곤 해. 겁도 사랑도 많았던 너. 무슨 꿈을 꾸는지 끙끙끙 소리를 내다 고개를 퍼뜩 들어서 까만 귀를 펄럭거렸던 너. 혀로 열심히 사료를 밀어내며 먹느라 가끔식 마구잡이로 튀어나온 사료 몇 알이 얼굴에 올라간 지도 모르고 자리를 뜨던 너. 원래 다니던 산책길이 아니면 싫다며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던 너. 자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몇번이고 뒤척이고 왔다갔다거리며 잘자쿨냥이 포즈를 취하던 너. 코앞에 핸드폰을 들이밀어도 "또냐."는 얼굴로 슬쩍 쳐다보고는 한숨 쉬던 너. 밥을 잘 안 먹는 시기가 오면 모든 사람의 애를 타게 만들었던 너. 타닥타닥 발소리를 내며 천천히 어슬렁거리던 너. 그런 너의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어서,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 많이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