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온 센터 3년 차 활동가가 이 일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온 이야기

온 센터 3년 차 활동가가 이 일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 반려동물복지센터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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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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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글 오정민 활동가


오래 일했다고 하기엔 부족한 시간이지만 저는 근 3년간 온 센터 동물관리팀으로 일해 온 오정민 활동가입니다. 돌보았던 친구들이 아파서 하늘로 떠나고 매일 반복되는 고된 노동에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 순간마다 포기하지 않고 버티게 해줄 수 있었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그 순간들은 소소하지만 또 굉장히 소중하더라고요. 아마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일상을 보내시는 분들이라면 쉽게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일 것 같아요.  

아주 평범한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요?



햇볕에 바싹 잘 마른 새 이불을 꺼내 주면 좋아하는 동물 친구들의 모습을 볼 때.

동물 친구들도 새 이불은 귀신같이 알고 다가와서 몸을 비비곤 합니다. 하루 종일 세탁기를 돌리고 말리고 개고... 빨랫감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런 모습들을 보면 싹 잊히곤 하죠.

 


좋아하는 취향을 파악해서 해줬을 때 딱 들어맞는 순간!!

밥을 잘 안 먹는 친구들에게 고심해서 고른 캔을 비벼줬는데 한 그릇 뚝딱했을 때, 또 좋아할 것 같은 쿠션을 놓아주었더니 쏙 들어가 있을 때 등 돌보는 친구들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스스로가 아주 대견합니다.



견사(묘사)를 벗어나 산책할 때.

신나게 웃고 있는 친구들의 얼굴을 보면 덩달아서 스트레스가 풀리곤 해요. 저렇게 좋을까 싶다가도 하루 종일 갇혀 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더 같이 발맞춰 주게 됩니다.



아침에 출근했을 때, 잠깐 동안 자리를 비웠을 때 기다렸다 반겨주는 모습들...

멀리서부터 큰 목소리와 꼬리로 반가움을 표현하다 가까이 오면 어디 갔다 왔는지 킁킁 냄새를 맡는 친구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사랑스럽습니다.



꽁꽁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줄 때.

친해지려고 다가간 노력에 응답해 주는 모습들을 보면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맙죠...  



함께했던 시간을 기억해 줄 때.

일하다 보면 돌보던 친구들이 바뀌는 경우가 많은데 오랜만에 찾아갔을 때 잊지 않고 기억해 주면 폭풍 감동을 받습니다. 



같이 일하는 활동가들과 일 얘기로 웃음꽃을 피울 때. 

휴식 시간이나 퇴근하고 활동가들과 함께 할 때도 대부분의 주제는 애들 이야기입니다. 푸딩이가 방을 더럽혔더라... 오늘은 몸이 불편한 로라가 많이 걸었더라... 일 얘기로 이처럼 즐거울 수 있고 서로 다른 성향의 활동가들이 돈독해질 수 있는 것도 참 신기한 일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돌보았던 친구가 좋은 가정에 입양 가서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

입양 가서 비어버린 자리가 허전하긴 하지만 더 좋은 곳에서 달라진 모습들을 보면 뿌듯하고 괜스레 코끝이 찡한 복합적인 감정들이 몰려옵니다... 


어떤 동물 친구들에게는 중간 거처가 되기도 하지만 또 어떤 친구들에게는 평생의 집이 되는 온 센터이기에 일하면서 많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소중한 생명들의 삶을 짊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때로는 어깨가 많이 무겁습니다. 그렇지만 이 일이 가질 수 있는 소중한 가치가 많기에 한 번씩 되새기면서 다시 힘을 내곤 합니다. 글을 쓰다 보니 제가 이 일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네요. 저희를 있게 해주시고 지켜봐 주시는 모든 분께도 늘 감사드린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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