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이는 목에 낀 작은 목줄이 살을 파고드는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왔습니다. 새끼 때 채워진 목줄은 비단이가 자랄수록 점점 더 깊이 살을 파고들었고, 결국 목 주변은 피와 고름으로 가득 찬 채 빨간 속살이 드러날 정도로 심각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목이 졸린 것 때문인지 제대로 먹지 못했던 비단이의 배는 홀쭉했고, 비단이의 눈빛에는 경계와 두려움이 가득했습니다. 목이 죄이는 고통을 견디며 길 위를 헤매야 했던 비단이의 공포심은 어쩌면 당연했습니다.
구조된 이후 수술과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비단이의 상처는 조금씩 아물었습니다. 목에 둘러진 살을 파고든 흉터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더 이상 아프지 않아도 됩니다. 비단이는 목이 죄이는 고통에서 벗어나 천천히 세상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온센터에서 지내는 동안, 비단이는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몸을 움츠리고 도망가려 했지만, 이제는 익숙한 활동가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냄새를 맡기도 합니다.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눈치를 보다가도, 용기를 내어 한 걸음씩 다가와 손길을 허락합니다.
특히 매일 마주하는 활동가에게는 애정을 표현합니다. 활동가의 무릎 위에 조심스럽게 머리를 올려놓고 쓰다듬어 달라고 하고, 활동가의 품에 안기듯 옆구리를 가져다 대기도 합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소리나 움직임에는 여전히 놀라 벽 구석에 바짝 붙거나 숨어버리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단이의 눈빛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두려움으로 가득 찼던 눈빛에 이제는 호기심의 반짝임이 깃듭니다.
친구 뒤에 숨는 비단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