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의 한 외딴 야산, 그곳에는 긴 시간 방치된 채 죽음과 맞닿아 있던 개들이 있었습니다. 배가 심하게 부풀어 오른 개 한 마리와 목줄에 묶여 있는 개, 뜬장에 갇혀 있는 개가 혹한 속 몸을 뉠 곳 하나 없이 떨고 있다는 제보였습니다. 특히 배가 부풀어 있던 개의 상태가 심각해 보였기에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은 지체 없이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순간, 활동가들은 참담한 현실을 마주했습니다. 구조의 손길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아이가 있었습니다. 배가 부풀어 있던 개는 차가운 땅 위에서 이미 숨을 거둔 채 발견되었습니다. 혹독한 추위와 병마, 그리고 오랜 방치 속에서 끝내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짧은 줄에 묶여 있던 프림이가 있었습니다.
눈발이 날리는 혹한 속, 프림이는 짧은 줄에 묶여 몸을 제대로 돌릴 수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저 감옥 같은 공간에 그대로 웅크린 채 추위를 견디고 있었습니다. 프림이가 묶여 있던 길이와 숨을 거둔 개가 묶여 있던 길이는 비슷했습니다. 어쩌면 프림이도 조금만 더 늦었다면 그 개처럼 생명을 잃었을지도 모릅니다.
온센터에 온 프림이는 입주 당시 겁이 많았습니다. 사람의 손길에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았지만, 굳어 있는 듯 몸을 잔뜩 웅크리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누군가 다가와도 조심스럽게 눈길만 던질 뿐 쉽게 다가오지 못했습니다. 손이 가까워지면 움찔하며 반사적으로 몸을 피하려 했지만, 이내 그대로 얼어붙은 듯 가만히 있었습니다.
돌봄을 받기 시작하자 프림이는 조금씩 변화를 보여주었습니다. 처음에는 프림이의 꼬리 흔드는 모습이 어색했습니다. 마치 ‘이렇게 하면 되는 걸까?’ 하고 조심스럽게 연습이라도 하는 듯, 뚝딱거리며 서툴게 움직였습니다. 꼬리 끝을 살짝 들었다가 망설이듯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 어색하고 느린 속도로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점차 돌봄을 받으며 따뜻한 손길에 익숙해지자, 프림이의 꼬리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활동가가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쉴 새 없이 좌우로 파닥이며 반가움을 표현합니다.
이제 프림이는 조금씩, 하지만 확실하게 세상과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낯선 순간엔 주춤하지만, 그럼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가 보려는 용기를 냅니다. 서툴고 어색했던 꼬리 흔들림은 이제 세차게 파닥이며 기쁨을 표현하고, 움츠러들던 몸은 점점 더 활력을 되찾아 갑니다. 프림이는 안전한 돌봄 속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천천히 마음의 문을 열고 있는 중입니다.
프림이가 가족을 만나기 전까지 늘 마음으로 함께하는 누군가 곁에 있다는 것을 알아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프림이의 삶을 함께 돌보고 지키는 후원자가 되어주세요. 가족을 만나기 전까지, 보호소에서의 삶을 든든하게 지원하며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