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사육곰]동해 사육곰 22마리 이주를 위한 2차 건강검진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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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곰]동해 사육곰 22마리 이주를 위한 2차 건강검진을 다녀왔습니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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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0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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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해 귀엽고 즐거운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임인년의 주인공 호랑이와 더불어 우리나라 사람들과 친밀함에 있어 둘째 가면 섭한 동물, 곰에 대해서입니다. 


작년은 동물자유연대가 지난 십 여 년 간 이어온 여러 사육곰 활동의 결실을 얻은 해였습니다. 2015년부터 주시해오던 용인 곰농장주에 대한 구속 조치를 이루어냈고, 사육곰 보호 시설 건립 예산이 통과되어 건립을 위한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얼마전 있었던 정부의 ‘곰 사육 종식 선언’은 동물자유연대의 수고와 노력을 보상받는 느낌이었습니다. 


 2020년 동물자유연대가 구조한 동해 농장 22마리 사육곰의 이주도 본격화되었습니다. 애초 예상보다 오랫동안 뜬장에 갇힌 동해 곰들은 늘 동물자유연대의 아픈 손가락이었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작년 하반기 미국 내 동해곰 반입 승인이 이루어지며, 현재 국내에서의 수출허가, 이주를 위한 건강검진 등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21일에는 동해곰 2차 건강검진이 있었습니다. 몇 번 봤다고 활동가들을 알아보는 것인지 멀찍이 저희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자 곰들은 뜬장 안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며, 얼핏 과격하게 느껴질 법한 인사를 해줬습니다. (얘들아, 진정해ㅠㅠ  다들 실컷 먹을 만큼 배랑 사과랑 잔뜩 가져왔어…)


뜬장 안에서의 곰들은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나무 열매 하나 따 먹을 때에도 촉각과 냄새를 유심히 느끼는, 호기심 가득한 동물이 너무 오랜 시간 무료한 뜬장에 갇혀있었습니다. 먹이통 사이로 과일을 갉아먹거나 빼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배와 사과를 큼지막하게 잘라서 급여하고 곰들이 즐겁게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동안에도 활동가들의 마음 속에는 생츄어리 이주에 대한 염원으로 가득했습니다.


동해 곰들이 이주할 예정인 TWAS(The Wild Animal Sanctuary)는 매우 넓은 부지에 위치해있습니다. 드넓은 생츄어리 사진을 보며 활동가들끼리 ‘동해곰들 거기 가면 평생 서로 한 번도 못만나는거 아니냐’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설령 바로 옆방에 있던 친구를 만나기 어려워진다고 해도, 우리는 동해 곰들이 하루 빨리 뜬장을 탈출하기를 소망합니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너른 들판을 실컷 달리다 숨이 턱 끝까지 차는 경험을 해보기도 하고, 흙바닥을 열심히 파서 자신만의 아지트를 만들어보기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낍니다. 


새해의 시작을 맞이하며 동해 사육곰 22마리가 무사히 미국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마음 속으로 한번씩 빌어주세요. 더불어 국내에 남은 사육곰들 역시 곰 사육이 종식되는 2026년까지 건강하게 잘 버텨내 ‘사육곰’이 아닌 ‘반달가슴곰’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지난 한 해 사육곰을 비롯한 동물자유연대 활동에 보내주신 지지와 애정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올 한 해도 잘 보이지 않는 곳의 동물들까지 살피며 열심히 뛰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