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공주시 폐마 목장에서 쓸모를 다해 버림받은 퇴역 경주마들을 마주했습니다.
비록 생명을 값어치로 재단한 사회는 말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지만, 우리는 말들에게 살아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귀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이 모여 폐마 목장은 폐쇄되었고, 말들은 죽음에서 벗어나 다시 삶을 향해 달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19일(수), ‘유니콘’이 입양처로 이동하며 생존 마필 16마리 모두 보금자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오직 생명을 살리기 위해 힘을 모아주시고, 입양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죽음의 끝자락에서 견디고 버텨 기어코 살아낸 16마리 말들에게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더 이상 경쟁하지 않고, 존재 이유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평온한 공간에서 마음껏 ‘말’하는 대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공주시 폐마 목장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고통받고 있을 퇴역 경주마들을 떠올립니다. 우리는 퇴역 경주마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말들 곁으로 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