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동물 <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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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2020년
* 러닝타임: 93분
* 감독: 빅토르 코사코프스키
* 장르: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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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이 아닌 곳에서 자연스러운 삶을 사는 동물을 상상한 적이 있는가. <군다>에는 가축이 아닌 비인간으로서의 돼지, 닭, 소들이 등장한다. 인간은 한 명도 등장하지 않고 음악도 흐르지 않는 흑백의 화면 속에서 비인간동물은 살아있다. 엄마 돼지는 아기 돼지들을 낳아 젖을 먹이고 함께 잠을 잔다. 다리가 하나 없는 닭은 초원을 거닐고, 소들은 자유롭게 달려 나간다.
인간에게는 비인간동물을 대상화하거나 의인화해온 유구한 역사가 있다. 인간이 착취해온 비인간동물은 이야기 속에서 인간처럼 행동하는 귀여운 캐릭터인 동시에 먹어 삼키는 음식이다. 그렇기에 어쩌면 인간에게는 주체적인 개체로서의 동물을 상상할 능력이 없다. <군다>에서 인간이 바라보는 ‘동물’이 아닌 그들 자체로 살아가는 동물을 볼 때 관객이 당황하며 깨달음을 얻는 이유가 그것이다. 관객은 생동하는 동물을 가만히 바라보며, 그들의 응시 너머에 어떤 감정이 있을지 끝없이 상상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가며 큰 트레일러가 지나간 후 엄마 돼지의 불은 젖과 표정을 카메라가 클로즈업할 때 그 깨달음은 더욱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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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다현
·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전문사(석사) 수료
· 현 <매거진 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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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