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운명은 어떤 것일까요?

사랑방

운명은 어떤 것일까요?

  • 조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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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0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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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에 대한 제 페이스북에 쓴 글 일부입니다.

'울렁거림증때문에 버스를 왠만해선 안 타는 내가, 중앙시장에서 일을 본 후 버스를 타고 사무실로 돌아오던 중, 모녀 둘이서 이 녀석을 둘러 서서 뭔가 시름에 찬 대화를 하는 것을 목격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모녀가 1시간을 넘게 지켜보며 주변에 물어봐도 아무도 모른다는 녀석이었다. 대로로 이어지는 차 왕래가 많은 골목길에 긴 줄로, 목줄을 에지간히도 칭칭 꼬아 단단하게 묶어 세워뒀다.
할수없이 ...

내가 데려오려 하니 모녀가 걱정이 많다.
동물자유연대로 가니 걱정 말라하니, 그 모녀가 말하길, 이웃이 우리 회원이라며 너무 잘 됐다며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데려 오다 우연히 뒤를 돌아보니 그때까지 안 가고 이 녀석 가는 길을 쳐다보고 있네...
이 녀석은 또 어찌나 신나게 쫒아오던지...

사무실로 데려 갔더니 잘 생겼다고 난리가 아니다..그러다가 모아진 의견. '에이, 얘 행당시장 개 같은데 누가 묶어둔 것 같아요...'
뻘쭘해지는 순간.
뭐 그래서 어쩌라고.. 길에 묶어둔 애, 확신도 없이 다시 풀어줄 수도 없고. 이미 데려 온걸 뭐...

어이~ 총각! 자유는 이제 그만!'


 

사무실에 데려오자마자 모두 환호했습니다. 너무 예뻐서...그래도 혹 주인이 찾을가 싶어 전단지도 붙여놨습니다..

그런데 계속 혈뇨를 보기에 병원에 갔고 어제 입원시켰다는데 오늘 새벽에 별이 됐습니다....

참...뭘까요...

그냥 뒀으면 좀 더 자유를 누리다 갔을텐데 하는...구조에 대한 이 딜레마...

잘 가거라..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댓글


진주초롱 2013-09-06 11:53 | 삭제

어떤 운명의 결과에 대해 아무도 장담할 수 없고 누구도 모르지만, 그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고, 마지막 가는 길이 혼자는 아니었다는 좋은 추억 가지고 별이 되었을거에요.


이기순 2013-09-06 11:56 | 삭제

찡찡아. 어제 병원에서 '걱정하지 마, 고쳐줄게..'했던 약속이... 미안하다. 평안해라.


김수정 2013-09-06 13:14 | 삭제

미소띠며 읽다가....깜짝...별이 되었다니...너무 맘이 아프네요..


깽이마리 2013-09-06 13:15 | 삭제

어쩌면 길에서 어딘가에서 홀로 웅크리고 가지 않게 해준 따뜻한 손길이 아니겠어요... 이렇게 떠날 녀석... 길에서 떠나지 않게 해주심이 감사드려요.


이예지 2013-09-06 13:46 | 삭제

예전에 동물병원에서 아픈 강아지가 주인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주인이 돌아오고 하루지나 별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어쩌면 저 예쁜 아이도 따뜻하게 몸 누일 곳을 기다렸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을 예쁜 기억으로 남겨주셔서 감사드려요. 하늘에서 행복하게 지내렴!!


이경숙 2013-09-06 12:12 | 삭제

아공...ㅠㅠ...이렇게 예쁜데...
거기서 편안하렴...ㅠㅠ


태극뚱맘 2013-09-06 12:29 | 삭제

잘지내다가 예쁜 가족을 만났으면 좋게았을텐데... 마음 많이 아프셨겠어요
하지만 이아이 그렇게 신나게 따로온건 어쩌면 마지막을 함께할 따뜻한 곳으로 간다는 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부디 하늘에서 더욱 행복하렴~


홍현신 2013-09-06 12:55 | 삭제

예쁜 찡찡아 잘가... 사랑스러운 모습 더 못봐서 아쉽다..거기선 많이 사랑받고 행복하렴..
가끔은 내 손이 안갔더라면 녀석들은 더 나았을까?.. 그날이 휴가가 아니었다면 그때 내가 5분만 늦게 집을 나서서 널 안만났더라면 널 보고 그냥 산책중인가보다 하고 지나쳤었더라면.. 혹시나 주인을 다시 만났을지도, 나보다 나은 새 가족의 품에 들어갔을지도 그럼 지금 넌 더 행복했...
이쯤에서 참~~ 씨잘떼기 없는 생각도 가지가지다~! 그러면서 관둡니다.ㅋ
운명이 그런거 같아요. 흔히 말하는 우연같아도 필연인것.
그저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합니다.. 내가 손대지 않았다면 최악의 스토리도 가능하니까요.. 분명 찡찡이는 감사하며 떠났을 거예요~!


딸기제티빛나 2013-09-06 14:23 | 삭제

복지센터로 갔다는말에 안도했는데....
별이 됐다니 정말....ㅠ.ㅠ
그래도 저아이 마지막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알고가지 않았을까요....


최지혜 2013-09-07 14:51 | 삭제

....반전의 연속..이네요.
정말 살아간다는건 하루하루 아무도 알수없는것 같아요..
아...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