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동물원’ 돈벌이 급급해 학대 심각

정모(36·여)씨는 최근 5살과 3살 된 아들을 데리고 대구의 E동물원에 갔다가 충격을 받았다. 동물원에선 관람객들이 양과 소, 토끼, 강아지는 물론 금붕어까지 만질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들이 강아지와 토끼를 마구 만지고 일부는 집어던지기도 했지만 주변에 사육사는 보이지 않았다. 정씨는 “동물들이 스트레스 탓인지 축 처져 있고, 손을 타서인지 눈병 걸린 토끼도 많았다”며 “아이들한테 질병이 옮길까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체험 동물관’을 운영하는 경기도의 J동물원도 사정은 비슷했다. 한 관람객은 “배설물이 쌓인 좁은 우리에서 여러 마리가 함께 생활하고, 악어 수족관은 악어가 꼼짝하기 힘들 정도로 좁았다”면서 “동물원에 가서 눈물이 날 뻔한 적은 처음이었다”고 혀를 찼다.

‘동물 체험’을 테마로 관람객의 발길을 유도하는 동물원이 늘고 있지만, 일부는 동물 보호는 뒷전인 채 돈벌이에만 급급해 학대 논란을 낳고 있다. 동물들이 불량한 사육시설이나 위생상태에 노출돼 있고, 관람객의 과도한 접촉에 시달리고 있지만, 관련 법령이 미비해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 소유자가) 동물이 본래의 습성과 신체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농장·반려·실험동물’에 대한 보호 규정을 뒀을 뿐 동물원을 위한 규정은 없다.

농림수산식품부 동물방역과 관계자는 20일 “동물학대는 정당한 사유없이 잔인하게 죽이거나 동물에 상해를 입히는 것만 규정하고 있다”며 “동물원은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 전경옥 전략기획국장은 “동물별 특성에 맞는 시설을 갖추지 못하거나 위생상태가 불량한 곳은 단속할 수 있도록 동물원의 동물에 대한 보호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생동물 보호를 담당하는 환경부 측은 “법 개정 때 동물원 동물 보호규제를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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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뜬 기사 인데, 벌써 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참..걱정되네요. 하루종일 사람에 치이고 살 아이들을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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