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당근사과 주스로 해결한지가 7개월이 넘어 간다.
살아있는 생명이기에 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무엇인가 먹어야만 한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생을 유지할 수 있다면 나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인가의 생을 마감시키는 일이 없을 것이기에 더욱 좋겠지만 그럴 수가 없는 일이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살 수는 없겠지만 나의 삶이 무엇인가의 고통을 늘리지 않는 방법은 내가 소모하는 것을 줄이는 것이다. 또 무엇인가를 섭취하더라도 그것이 고통을 조금 느끼는 존재라면 나의 삶이 누군가의 고통을 담보로 하는 삶이라는 부담감은 조금이라도 덜 수가 있다. 그래서 소식이고 채식이다.
요즘 집에서 초등학교 1학년 된 딸아이에게 편식을 한다고 엄청난 구박을 받으면서 식사를 하고 있다. 학교에서 편식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아빠는 고기를 먹지 않는다며 편식을 한다는 것이다. 아이의 엄마는 아빠가 편식이 아니라 채식이라고 변호를 해주지만 아이는 끝내 아빠는 편식한다며 나쁜 아빠란다.
뉴스에는 구제역으로 생매장을 비롯하여 살처분한 소와 돼지가 200만 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또 AI로 인해 곳곳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닭과 오리들이 생매장당하고 있다. 수도 없이 죽임을 당하는 동물을 보며 정말로 그들을 먹기를 그만 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광주의 어느 절에서는 구제역과 AI로 죽임을 당한 생명들을 위한 천도제가 있었다. 나 또한 그들을 무자비한 죽음에 이르게 한 인간이라는 이유로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 가득이다. 모진 인간들과 동시대를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생매장당한 많은 생명들의 명복을 빈다.
사랑방
아침에 쥬스 한잔
- 박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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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1.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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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이경숙 2011-01-22 12:00 | 삭제
아....원장님...감동입니다....정말...존경합니다...
쿠키 2011-01-23 16:12 | 삭제
아침에 빵류를 자주 먹는데 원장님 글을 읽으며 아침 식단을 좀 더 친환경적인 입맛으로 바꾸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생 채소 쥬스로...건강과 불필요한 살 없애기. ^^;;
박성희 2011-01-24 00:03 | 삭제
인간은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은 걸 먹고 사는 것 같은데 그것도 모자라다며 끊임없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니 인간들의 식도락을 위해 사라져 가는 이 지구의 생명들이 언제까지 견뎌줄지......
임상미 2011-01-26 01:37 | 삭제
저두...이번 기회에 같이 동참해야겠네요!!!원래 육식은 안하지만 어류를 즐겨먹었는데...소식과 채소위주로 식단을 바꿔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