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깊은 생각을 필요로 하나, 황교수 논란중 우리가 신경을 쓰고 사회 변화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 곳은 빨간 글씨로 표현했습니다.행후 동물운동에 있어서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사회 기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화를 외치던 쪽에서 ‘국익’을 내세우는가 하면 ‘반세계화’를 주장하는 쪽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주장한다.”“민주노동당,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 우리 사회의 다소 진보적인 진영 쪽에서 황 교수의 연구 과정을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반면, 종교계에서는 오히려 보수적인 단체가 황 교수를 비판하고 진보적인 단체가 다소 용인하는 입장을 갖고 있다.”
민노당·인터넷 언론 등 감시 나서
‘황우석 신드롬‘이 일면서 몇 가지 특이한 현상이 주목을 끌고 있다. ‘동국대 강정구 교수 파동’처럼 이념적인 전선이 뚜렷하던 이슈가 갑자기 혼란스러운 양태를 보이게 된 것. ‘황우석 신드롬‘은 한국사회에 또다른 형식의 지형도를 그려놓았다.
가장 큰 흐름은 진보 진영에서 만들어 놓았다. 민주노동당이 앞장서고 나선 것이다. 민노당은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황 교수팀에 265억 원의 예산을 지원한다는 예산안에 대해 ‘몰아주기가 아닌가’라는 문제제기를 시작했다. 민노당이 황 교수팀 연구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된 데에는 민노당 한재각 정책연구원(35)의 힘이 컸다.
한 연구원은 지난해 6월부터 민노당의 정책위원회 과학기술 정책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황 교수팀의 연구 성과가 화제가 될 때마다 각 정당은 앞다투어 환영 논평을 냈다. 하지만 민노당은 조심스러웠다. 논평을 내기 전 한 연구원의 검토를 거쳐갔다.
한 연구원은 전 직장인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에서 활동하던 당시부터 황 교수팀의 연구에서 윤리적 문제점을 주시해왔다. 황 교수와의 인연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간사로 일하던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생명복제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전문가 자문위원으로 황 교수를 위촉한 것. 유네스코에서 다소 ‘우호적’인 관계는 참여연대에서부터 ‘비판적’ 관계로 바뀌었다. 한 연구원은 “연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 토론을 충분히 거친 후에야 연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으나 황 교수팀은 그동안 계속 연구를 해왔다”고 비판했다.
인터넷언론인 프레시안의 강양구 기자도 몇년째 황 교수팀의 연구를 주시해오다 최근 언론을 통해 이슈화했다. 강 기자는 “수년 전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봐왔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이 참여연대에 있던 시절 강 기자와 한 연구원은 취재기자와 취재원으로 만났다. 한 연구원의 전 직장인 시민과학센터도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와 함께 생명공학 감시연대의 주축으로 활약하면서 황 교수팀의 연구를 감시하는 역할을 떠맡았다. 1997년 설립된 시민과학센터는 지난 1월 참여연대로부터 독립했다. 생명공학 감시연대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등 진보적인 성향의 여성단체도 포함돼 있다.
민주노동당과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언론, 시민과학센터·여성단체를 포함한 생명공학 감시연대 등에서 황 교수 비판 대열에 나서면서 ‘진보적 성향의 카르텔’이 형성됐다. 여기에 ‘진실보도’를 앞세워 MBC ‘PD수첩’과 ‘한겨레’ 등 진보적 성향의 언론도 가세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한재각 연구원은 “생명윤리라는 것이 과거에 진보의 영역 안에서 잘 잡혀 있지 않은 인식이었다”면서 “이제는 구좌파가 아닌 신좌파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보진영에서도 이제는 생명윤리에 대한 개념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 한 연구원의 주장이다.
민노당으로서는, 특히 현역의원들에게 ‘황 교수팀 논란’은 당황스러운 주제가 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사실 의원들로서는 노동자, 농민 이라는 중심 이슈에 관심이 있었지 이런 생명윤리에까지 진보적인 잣대를 들이댈 만한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민노당이 올해 국감에서 서울대 수의대의 IRB자료를 요구하자 황 교수는 “국감 때문에 연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반발했다. 11월 28일 국회에서는 민노당 주최로 ‘황우석 스캔들,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진상규명을 강조했다.
MBC에 대한 비난의 화살도 역시 민노당으로 향하고 있다. 송태경 민노당 정책실장이 PD수첩 게시판에 PD수첩을 옹호하는 글을 수차례 올리자 분노한 네티즌이 민노당을 비난하고 나섰다.
종교계는 보수성향그룹서 반대
황 교수팀의 연구에 비판적인 시각을 지닌 단체에는 진보적 성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종교계에서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보수적인 성향 그룹이 반대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배아 역시 인간생명체로 보는 기독교적 관점에 뿌리를 박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 보수성향의 대표적인 단체이다. 반면 기독교계에서 진보적인 성향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황 교수팀의 연구에 대해 ‘조건부 찬성’이라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다. 진보적인 사회단체가 황 교수팀의 연구를 비판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종교계에서는 오히려 보수적인 종교단체일수록 황 교수팀의 연구를 비판하는 기현상이 일고 있는 것이다.
보수진영의 논객인 김광동 나라정책원 원장은 “미국에서 보더라도 보수 쪽이 오히려 생명윤리 개념에 대해 엄격하다”면서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성향으로 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잣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익중심적 보수’ ‘윤리중심적 보수’ ‘국익중심적 진보’ ‘윤리중심적 진보’라는 개념으로 나눠 ‘황 교수팀 논란’을 봐야 한다는 것이 김 원장의 주장이다.
진보 진영에서 제기하고 있는 ‘네티즌의 파시즘적 성향’에 대해 김 원장은 “파시즘은 스탈린 전체주의에서 보듯 좌파에도 나타난다”면서 “보수와 전체주의는 다른 개념이며, 보수라는 성향에 의해 황 교수팀을 옹호한다든지 아니면 비판한다든지의 입장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재각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 “국익 우선시하는 경향 우려” - 진보진영이 경제 문제에 있어서 반세계화를 외치면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주장한다는 비판이 있다. “그것은 관점이 다른 것이다. 생명윤리 뿐만 아니라 기후협약, 핵, 환경 문제에서 있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강조하고 있다. 꼭 생명윤리만 지적한다며 비일관성을 문제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 - 국익을 배려해야 한다는 네티즌의 주장이 거세다. “생명윤리와 연구윤리를 구분해서 보면 배아줄기 자체를 문제삼는 생명윤리를 갖고 국익문제와 연결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 이에 반해 연구윤리는 국익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연구과정이 문제가 있다면 외국에서는 신뢰할 수 없는 나라에서 낸 다른 학자의 논문에 대해 앞으로 불이익을 줄지도 모른다. 그것이 오히려 국익에 마이너스가 된다.” - 황 교수팀과 MBC PD수첩팀이 대결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으로 오히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어쨌든 진실을 밝혀야 한다. 지금은 브레이크가 없이 굴러가는 자동차라고 보면 된다. 후폭풍이 걱정된다. 두려운 상황이다.” - 네티즌이 파시즘적 경향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조심스럽다. 파시즘의 도래에 대해서 그런 경향도 일부 있는 만큼 검토해봐야 한다. 젊은 실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가 양산되는 사회상황 속에서 영웅을 만들고 이를 투영화해 탈출구를 만드는 식이다. 국익을 우선시하는 파시즘적 경향이 우파와 결합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토대가 형성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