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소싸움이 개장되어 다녀왔습니다.
소싸움의 문제가 주요 관심사이지만 이 문제는 곧이어 글이 올려질 것이니, 오늘은 간략하게 소싸움장에서 본 이동동물원 이야기를 먼저 하려고 합니다.
오늘 본 청도 소싸움장의 장외 행사는 과연 동물학대의 온상다운 발상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리 요모조모 동물들을 착취하는 재미를 즐길 수 있을까요? 관계자 분들이 이 글을 본 다면 제 표현이 너무 얄밉게 느껴지겠죠?
당신들은 단지 기분이 언짢을지 모르겠지만 오늘 당신들로 인해 심신이 사그러진 동물들은 피눈물을 흘렸다고 할 겝니다. 만약에 사람처럼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면 말입니다.
청도 소싸움이 올해 처음으로 상설경기장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가보았던 8년전이나 지금이나 관객들은 여전히 시골 어르신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우권이 발행되면 참으로 걱정입니다. 시골 노인분들 쌈짓돈 긁겠다고 이런 사행산업이 극성을 부릴 준비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시골 노인만으로는 성이 안차겠지요?
온 가족 레저스포츠화(마사회에서 경마를 그리 선전하듯) 시켜야 돈 많이 긁어내겠네요. 그럴 계획인지 어제 개장한 상설경기장엔 어린이들 놀이시설과 이동동물원 체험행사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개장날은 금요일이었으니 토요일, 일요일엔 가족단위로 와서 어린이들이 그 동물들을 주물럭대었을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찔하고 가슴이 답답합니다.
비단뱀의 한 종류인 알비노버미즈파이톤이 어항에 몸을 맞추듯 비좁은 곳에서 꼼짝달싹할 공간 없이 또아리 틀고 누워 있었습니다.
비좁은 케이지에 있는 라쿤과 스컹크는 만사가 귀찮다는 듯 꼼짝 않고 웅크리고 있는데, 그 모습이 재미없다는 듯 사람들이 자꾸 케이지를 두들기더군요. 그래도 누구 하나 관리하는 사람 없이 동물들이 고스란히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관상조라고 낙인찍힌 새들, 양, 돼지, 가금류들 옹기종기 농장동물 체험이랍시고 모아다 놓았네요.
모든 상황이 너무 짜증스럽다는 듯한 표정의 터키쉬 앙고라 고양이,
배변하라고 넣어준 모래통에 앉아 있는데 정말 서글퍼 보입니다. 비좁은 케이지에서 앉아있을 곳이 거기 밖에 없으니 당연히 모래통에 들어가 있겠지요?
발톱긁으라고 넣어준 (저거 이름을 뭐라고하죠?) 것, 고양이를 위한 것이라고 알량하게 말하겠지요?
털을 깍다 말고 허겁지겁 돈 벌러 내몰린 잉글리쉬 쉽독, 너무 가여웠습니다.
한눈에 봐도 몸 상태가 안좋아 보이는 이 잉글리쉬쉽독은 오고 가는 사람들로 인해 마음이 불안한 듯 안정되지 못한 모습이 너무도 너무도 역력했습니다.
게다가 날씨도 추워졌는데 갑자기 털이 홀라당 벗겨졌으니 얼마나 추웠을까요? 덜덜 떨기도 하더군요.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그것도 비좁은 케이지에 갖힌 채 낯선 사람들에게 하루 종일 노출되어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일까요?
게다가 귀찮게 내 몸을 이 사람 저 사람 만지기까지 합니다.
이동동물원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지만, 이런 행사를 유치하는 기관은 비난을 받아야 합니다.
온갖 동물들 학대를 일삼는 청도소싸움사업단에게 이동동물원의 동물학대를 중단하라고 항의해주세요!!
가족단위를 끌어들이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이동동물원을 설치할 것이 너무도 뻔합니다.
청도소싸움단 자유게시판 http://www.xn--hq1bj5xh5aw0hv6i.kr/sub2_2_12.htm
청도군청자유게시판 http://www.cheongdo.go.kr/open%5Fcontent/community/innovation/free%5Fbulletin%5Fboard/
그리고 이 글을 여기저기 많이 퍼트려 주셔서 항의에 많은 분들이 동참할 수 있게 해주세요!!!
지금은 소싸움에 대한 항의 보다는 이동동물원에 초점을 맞춰 항의해주세요!
소싸움은 장기적인 것이어서 단기적으로는 이동동물원들이 활성화되는 것부터 제지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