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늠늠(회장)이와 쵸쵸(베비)와의 한달

입양 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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늠늠(회장)이와 쵸쵸(베비)와의 한달

  • 이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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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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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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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늠쵸브라덜스 한달일기


늠늠 & 쵸쵸(회장 & 베비)와 함께한지 어느덧 한달이 흘렀어요.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습니다. 

매일 매일이 거의 비슷비슷했지만 늠쵸 두 냥이의 의외면모를 많이 발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먼저 늠늠이의 새로운 발견 3가지는

첫번째, 늠늠이는 의외로 겁이 많습니다. 

아파트 살면 어쩔 수 없이 문밖 소음이 들여오기 마련이잖아요. 옆집 대문이 열고 닫히는 소리, 또각또각 구둣발소리, 뭔지모를 웅성거리는 말소리 등등이 들려올 때마다 동공풀확장에 두 귀를 천장까지 쫑긋 세우곤 불안한 표정을 짓는데요, 요즘은 아예 저희 집 복도 끝에 앉아 문지기 노릇을 하고 있어요. 집을 지키려는 게 아니라 낯선 사람이라도 올라치면 제일 먼저 도망가려고 하는 것 같아요. ㅋㅋㅋ


그리고 두번째로 늠늠은 잠이 없습니다. 도대체 언제 자는지 모르겠어요. 밤에도 우다다 뛰어다니고 두 눈 꾹 감고 엎드려 있다가도 바스락 비닐봉지 뜯는 소리가 나거나 주방에 사람 그림자가 어른거리면 잽싸게 일어나 펄쩍펄쩍 뛰어옵니다. 저희 집 주방 아일랜드가 꽤 높은데 거길 가볍게 짬푸해 올라오는 걸 보고는 늠늠이가 겉으론 퉁퉁해 보여도 매우 날렵한 고양이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달을 수 있어요. 


세번째, 늠늠은 수염이 없어요. ㅋ 완전 상남자 냥인데 수염이 몇 개 없네요. 그나마도 길고 지대로인 건 몇 개 안 되구 다 짧고 꼬실꼬실하답니다. 혹시 몰라서 예전 동자연에 올라온 과거 사진들을 보니 원래 늠늠이는 수염이 없는 냥이였나봐요, 우훗. 우리 집에 와서 스트레스 받아 빠진 게 아니니 천만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쵸쵸에게서 발견된 매력은 무엇일까요? 

먼저 쵸쵸는 마이웨이스타일의 직선냥입니다. 졸졸졸졸 따라다니는 게 귀찮은 늠늠(회장)이가 꿀밤을 먹이고 목을 칵 물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자기 하고 싶은 걸 합니다. 늠늠이가 재미있게 낚시놀이를 하고 있는데 눈치없이 끼어 들어서는 지가 더 재미있게 놀아요. 하하하! 냥이 소개에 보면 쵸쵸베비의 경우 낚시 놀이 잘 하지만 다른 냥이가 하면 물러서는 편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쵸쵸는 생각보다 무척 적극적인 냥이었습니다. 야밤엔 무슨 접신이라도 하는지 혼자 마루바닥을 파대고 중얼중얼 끼릭끼릭 혼자말을 중얼거리며 너무 잘 놀아요. 


둘째, 쵸쵸는 신상러버입니다.

전에 키우던 냥이 사줬다가 무용지물이 되었던 모든 숨숨집이며 장난감, 스크래쳐, 방석 등등을 돌아가며 너무너어~~~~~무 잘 써 주고 있어서 이뻐 죽겠어요. 돈쭐내는 맛이 쏠쏠한 쵸쵸베비 사랑해요~~


셋째, 쵸쵸는 신분이 점점 상승 아니아니 하락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처음 집에 올 때 그 영국 사립학교 다니는 귀족도련님 세바스찬같던 베비는 간데없고

도망다녀 빗질을 잘 못해주니 떡진 털에 부스스한 몰골이 되어 점점 거지꼴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하얗고 윤기나던 털이 좀 더 누래진 것도 같아요. 


그런데 무엇보다 늠쵸 둘이 그렇게 친하지는 않다는 게 최대 반전입니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자주 하는데 늠늠보다 체구가 작은 쵸쵸가 절대 겁먹거나 물러서지 않아요. 심지어는 숨숨집 안에 몰래 숨어 있다가 아무 생각없이 얼레벌레 지나가는 늠늠이에게 확 달려들어 놀래키키도 해요. 엄청 하찮고 귀엽게 ㅋㅋㅋ 둘의 이런 티격태격이 심해지지 않고 그냥 장난으로 계속 머무르길 바랍니다. 저도 어렸을 적 언니랑 맨날 다투면서도 같이 붙어 놀곤 했었거든요. 


늠쵸브라덜스를 돌보면서 어려운 일도 있어요. 

주체할 수 없는 식탐으로 맨날 식탁 위에만 앉아 있는 늠늠회장이. 주방에 너무 들어와서 고심끝에 우드락으로 파티션을 설치했는데 뛰어난 짬푸실력으로 바로 뛰어 들어와 우드락 파티션을 부숴버립니다. 싱크대에서 뭘 씻고 있으면 그 좁은 난간으로 뛰어 올라와 얼굴을 들이밀어요. 미리 사고 예방을 위해 하지 말라고 훈련을 시켜야 할텐데 아직은 마냥 귀엽기만 하네요. 생각같아서는 차고 넘치게 맛난 밥을 주고 싶지만 건강관리를 해야 하니까 회장이의 식욕을 잘 다스리기 위해 묘안을 짜는 중입니다. 


눈과 호흡기 관리가 필수인 쵸쵸의 경우엔 참 고민이 많았어요. 주말은 그래도 괜찮은데 출근을 해야 하는 평일 아침, 나가기 전 쵸쵸 눈을 닦아줘야 하는데 이놈이 눈치가 백단 백여시라 잘 잡히지 않아 애를 먹고, 어떤 날은 그냥 출근을 한 날도 있어요. 저녁에 퇴근하고 돌아가 빨갛게 충혈된 눈을 보고는 하! 이렇게 케어를 제대로 못 해주는데 욕심만 가지고 쵸쵸베비를 내가 돌봐도 되는 걸까 하며 갈등한 시간이 많았습니다. 

흔히 동물도 가족이라고 말을 하는데요, 잘 생각해보면 가족이란 말은 “잘 돌봐주던 못 돌봐주던 함께 하는 거”라는 게 제일 중요한 점 같아요. 사람 자식이면 아파 잘 못 돌본다고 더 잘 돌봐줄 남의 가정에 보내진 않을 테니까요. 눈 상태가 좀 안 좋아지고 기침을 좀 더 하게 되더라도 내가 끝까지 책임져야 해! 결론은 최고로 잘 돌보겠다는 욕심을 버리자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한달이 지난 요즈음은 어디까지나 제 뇌피셜입니다만 쵸쵸도 저도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치료에 임하고 있어요. 


저희 집 첫 냥이도 스트릿출신 유기묘 길냥이였는데, 늠쵸브라덜스를 보며 정말 개묘차이가 많구나 다시한번 느낍니다. 

냥이 개별의 차이를 인정하고 무엇보다 사람과 동물간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잘 살아보려구요. 

그럼 세 달 후 다시 좋은 후기로 찾아올게요. 


동자연 활동가 여러분, 얼마 전 또 불법번식장에서 육십여 마리나 되는 어린 냥이들을 구조하셨던데 너무 고생 많으십니다. 

이런 활동하시는 분들은 트라우마 때문에 적절한 정신적 쉼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들었습니다. 

아무쪼록 세상을 보다 좋게 만드는 일에 애쓰시는 분들이 지치지 않고 응당한 대우를 받으며 씩씩하고 건강하게 활동하실 수 있게 서로 돕고 이해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이 응당한 처분을 받는 건 말할 것도 없구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Note: 제목엔 입양동물 이름을 꼭 넣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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늠쵸브라덜스 한달일기


늠늠 & 쵸쵸(회장 & 베비)와 함께한지 어느덧 한달이 흘렀어요.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습니다. 

매일 매일이 거의 비슷비슷했지만 늠쵸 두 냥이의 의외면모를 많이 발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먼저 늠늠이의 새로운 발견 3가지는

첫번째, 늠늠이는 의외로 겁이 많습니다. 

아파트 살면 어쩔 수 없이 문밖 소음이 들여오기 마련이잖아요. 옆집 대문이 열고 닫히는 소리, 또각또각 구둣발소리, 뭔지모를 웅성거리는 말소리 등등이 들려올 때마다 동공풀확장에 두 귀를 천장까지 쫑긋 세우곤 불안한 표정을 짓는데요, 요즘은 아예 저희 집 복도 끝에 앉아 문지기 노릇을 하고 있어요. 집을 지키려는 게 아니라 낯선 사람이라도 올라치면 제일 먼저 도망가려고 하는 것 같아요. ㅋㅋㅋ


그리고 두번째로 늠늠은 잠이 없습니다. 도대체 언제 자는지 모르겠어요. 밤에도 우다다 뛰어다니고 두 눈 꾹 감고 엎드려 있다가도 바스락 비닐봉지 뜯는 소리가 나거나 주방에 사람 그림자가 어른거리면 잽싸게 일어나 펄쩍펄쩍 뛰어옵니다. 저희 집 주방 아일랜드가 꽤 높은데 거길 가볍게 짬푸해 올라오는 걸 보고는 늠늠이가 겉으론 퉁퉁해 보여도 매우 날렵한 고양이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달을 수 있어요. 


세번째, 늠늠은 수염이 없어요. ㅋ 완전 상남자 냥인데 수염이 몇 개 없네요. 그나마도 길고 지대로인 건 몇 개 안 되구 다 짧고 꼬실꼬실하답니다. 혹시 몰라서 예전 동자연에 올라온 과거 사진들을 보니 원래 늠늠이는 수염이 없는 냥이였나봐요, 우훗. 우리 집에 와서 스트레스 받아 빠진 게 아니니 천만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쵸쵸에게서 발견된 매력은 무엇일까요? 

먼저 쵸쵸는 마이웨이스타일의 직선냥입니다. 졸졸졸졸 따라다니는 게 귀찮은 늠늠(회장)이가 꿀밤을 먹이고 목을 칵 물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자기 하고 싶은 걸 합니다. 늠늠이가 재미있게 낚시놀이를 하고 있는데 눈치없이 끼어 들어서는 지가 더 재미있게 놀아요. 하하하! 냥이 소개에 보면 쵸쵸베비의 경우 낚시 놀이 잘 하지만 다른 냥이가 하면 물러서는 편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쵸쵸는 생각보다 무척 적극적인 냥이었습니다. 야밤엔 무슨 접신이라도 하는지 혼자 마루바닥을 파대고 중얼중얼 끼릭끼릭 혼자말을 중얼거리며 너무 잘 놀아요. 


둘째, 쵸쵸는 신상러버입니다.

전에 키우던 냥이 사줬다가 무용지물이 되었던 모든 숨숨집이며 장난감, 스크래쳐, 방석 등등을 돌아가며 너무너어~~~~~무 잘 써 주고 있어서 이뻐 죽겠어요. 돈쭐내는 맛이 쏠쏠한 쵸쵸베비 사랑해요~~


셋째, 쵸쵸는 신분이 점점 상승 아니아니 하락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처음 집에 올 때 그 영국 사립학교 다니는 귀족도련님 세바스찬같던 베비는 간데없고

도망다녀 빗질을 잘 못해주니 떡진 털에 부스스한 몰골이 되어 점점 거지꼴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하얗고 윤기나던 털이 좀 더 누래진 것도 같아요. 


그런데 무엇보다 늠쵸 둘이 그렇게 친하지는 않다는 게 최대 반전입니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자주 하는데 늠늠보다 체구가 작은 쵸쵸가 절대 겁먹거나 물러서지 않아요. 심지어는 숨숨집 안에 몰래 숨어 있다가 아무 생각없이 얼레벌레 지나가는 늠늠이에게 확 달려들어 놀래키키도 해요. 엄청 하찮고 귀엽게 ㅋㅋㅋ 둘의 이런 티격태격이 심해지지 않고 그냥 장난으로 계속 머무르길 바랍니다. 저도 어렸을 적 언니랑 맨날 다투면서도 같이 붙어 놀곤 했었거든요. 


늠쵸브라덜스를 돌보면서 어려운 일도 있어요. 

주체할 수 없는 식탐으로 맨날 식탁 위에만 앉아 있는 늠늠회장이. 주방에 너무 들어와서 고심끝에 우드락으로 파티션을 설치했는데 뛰어난 짬푸실력으로 바로 뛰어 들어와 우드락 파티션을 부숴버립니다. 싱크대에서 뭘 씻고 있으면 그 좁은 난간으로 뛰어 올라와 얼굴을 들이밀어요. 미리 사고 예방을 위해 하지 말라고 훈련을 시켜야 할텐데 아직은 마냥 귀엽기만 하네요. 생각같아서는 차고 넘치게 맛난 밥을 주고 싶지만 건강관리를 해야 하니까 회장이의 식욕을 잘 다스리기 위해 묘안을 짜는 중입니다. 


눈과 호흡기 관리가 필수인 쵸쵸의 경우엔 참 고민이 많았어요. 주말은 그래도 괜찮은데 출근을 해야 하는 평일 아침, 나가기 전 쵸쵸 눈을 닦아줘야 하는데 이놈이 눈치가 백단 백여시라 잘 잡히지 않아 애를 먹고, 어떤 날은 그냥 출근을 한 날도 있어요. 저녁에 퇴근하고 돌아가 빨갛게 충혈된 눈을 보고는 하! 이렇게 케어를 제대로 못 해주는데 욕심만 가지고 쵸쵸베비를 내가 돌봐도 되는 걸까 하며 갈등한 시간이 많았습니다. 

흔히 동물도 가족이라고 말을 하는데요, 잘 생각해보면 가족이란 말은 “잘 돌봐주던 못 돌봐주던 함께 하는 거”라는 게 제일 중요한 점 같아요. 사람 자식이면 아파 잘 못 돌본다고 더 잘 돌봐줄 남의 가정에 보내진 않을 테니까요. 눈 상태가 좀 안 좋아지고 기침을 좀 더 하게 되더라도 내가 끝까지 책임져야 해! 결론은 최고로 잘 돌보겠다는 욕심을 버리자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한달이 지난 요즈음은 어디까지나 제 뇌피셜입니다만 쵸쵸도 저도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치료에 임하고 있어요. 


저희 집 첫 냥이도 스트릿출신 유기묘 길냥이였는데, 늠쵸브라덜스를 보며 정말 개묘차이가 많구나 다시한번 느낍니다. 

냥이 개별의 차이를 인정하고 무엇보다 사람과 동물간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잘 살아보려구요. 

그럼 세 달 후 다시 좋은 후기로 찾아올게요. 


동자연 활동가 여러분, 얼마 전 또 불법번식장에서 육십여 마리나 되는 어린 냥이들을 구조하셨던데 너무 고생 많으십니다. 

이런 활동하시는 분들은 트라우마 때문에 적절한 정신적 쉼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들었습니다. 

아무쪼록 세상을 보다 좋게 만드는 일에 애쓰시는 분들이 지치지 않고 응당한 대우를 받으며 씩씩하고 건강하게 활동하실 수 있게 서로 돕고 이해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이 응당한 처분을 받는 건 말할 것도 없구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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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늠쵸사랑해❤️ 2025-03-19 19:03 | 삭제

냥큰 감동소식.. 😢 늠쵸 브라더스 행복하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