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장금이 무지개 다리 건너 보내었습니다.

입양 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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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제목엔 입양동물 이름을 꼭 넣어주세요

장금이 무지개 다리 건너 보내었습니다.

  • 김재이
  • /
  • 2024.08.2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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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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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블로그 글로 대신합니다. 감사했습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2017년, 낯선 미국땅에 아직 적응이 되지도 않았던 때 그곳까지 전해졌던 한국 뉴스 한토막. 불법 강아지 공장으로 운영되던 대단위 비닐하우스 화재소식. 제 몸만 한 철창 안에서 일 년 내내 임신과 출산만을 반복하다 죽어가던 강아지들이 검정재를 뒤집어쓰고 긴박하게 구조되고 있던 처참한 사진들과 영상. 화재로 인하여 수십 마리의 개가 희생당하고 또 수십 마리의 살아남은 개들이 구조되었다는 뉴스의 제목은 '죽어서야 빠져나올 수 있던 개지옥'


장금이는 그 개지옥에서 살아남은 개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장금이는 보호소 생활을 하며 입양되기도 했지만 곧 파양 되었고 실명까지 되는 아픔들까지 겪어내야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에만 품어야 했던 2년이 지나 귀국후 장금이를 만나러 동자연에 방문했고 곧 장금이는 우리 가족이 되었지요.

장금이는 단 1분도 혼자 있지 못하고 이상행동과 정형행동을 보이는 지독한 분리불안이 있었고, 큰 차소리, 큰 개가 짖는 소리와 냄새, 심지어는 바짝 마른 낙엽이 아스팔트를 굴러가는 소리에도 공포를 느끼며 바닥에 바짝 배를 대고 엎드려 바들바들 떠는 아이였지요. 그러나 장금이는 차근차근 하나하나 이겨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얼마 후부터는 엄마만 옆에 있으면 세상에 무서운 것이 하나 없는 용감한 강아지가 되었지요. 산책을 하다 발에 걸리는 잡초라도 있을라치면 제법 화를 내며 입으로 뜯어내기까지 했고 더 이상 큰 개들도 무서워하지도 관심도 두지 않게 되었지요.

장금이와 저는 24시간 365일을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그렇게 5년이라는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장금이는.. 3개월 전 말기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무슨 정신으로 지냈는지 모르겠습니다. 불행중 다행으로 진통제가 잘 들어주었고 장금이는 여전히 엄마만 있으면 행복한 아이였습니다. 그저 매일밤마다 장금이가 잠들고 나면 누구에게고 화를 내며 기도했던것 같습니다.

'신이 있다면 정말 계시다면 이 작고 가여운 아이를 십 년 가까운 세월을 그렇게 고통 속에서 살게 하셨다면.. 도대체 당신에게도 양심이라는 게 있다면 꼭 데리고 가야겠다면 그때만큼은 그때만큼은 평안하게 고통 없이 데려가 달라고.. 그러면 어쩌면 내가 당신의 존재를 믿을지도 모르겠다고.. '

장금이는 지난달 27일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이라면 아무거나 가리지 않고 다 먹였고, 해주었고, 우리 가족은 모두 무엇에 쫓기듯 서로 사랑하기에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소중했습니다. 바로 전날까지 남편이 씹어준 치킨을 배통통하게 함께 먹고 밤 12시에 마지막 쉬야산책까지 했는데.. 새벽 3시에 거짓말처럼 과호흡이 위급하게 왔습니다. 오전 9시경 힘들면 이제 그만 가도 된다는 엄마와 아빠의 배웅을 받고는 바로 마지막 숨을 토해내고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암 진단을 받은 후부터 가는 길까지 경련 한번 없이 이해가 안 갈 정도로 고통 없이 갔습니다.

고양이들과 인사를 나누게 해 주고 하루 제 옆에서 더 재운뒤 똘만이 똘순이 무덤 사이에 작은 무덤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저는 안 괜찮습니다. 그러나 이겨내야 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어요. 하루에도 십 수 번씩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올라 눈물이라도 토해내야 숨이 편하게 쉬어지어요. 밤이 오면 잠들지 못할까 두려워 쉼 없이 작업하고 술도 마시고 바람에 떠도는 비닐봉지처럼 흐느적거리며 동네를 하릴없이 떠돌아다닙니다. 고되어 몸을 잠시 뉘고 싶어도 집이며 작업실이며 장금이의 흔적이 없는 곳이 없고 때때로 장금이 숨소리, 터벅터벅 걸어가는 소리가 들려 가슴이, 정신이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져 내려 마음 편히 몸도 뉘일 수가 없어 마당에 텐트를 치고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우습지요..

장금아 장금아 내 새끼 장금아.. 이제 좀 평안해졌니.. 네가 하루에도 몇 번씩 다니던 산책길의 나무와 꽃들을 이제는 볼 수 있게 되었니? 그렇게 씹고 싶어 했던 개껌도 마음껏 씹을 수 있게 되었니? 냄새만 맡으며 걸어 다니던 길을 이제는 하늘을 바라보며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게 되었니? 장금아 장금아.. 이제 드디어 엄마아빠가 어떻게 생겼는지.. 엄마아빠 얼굴은 보고 간거니..

엄마아빠에게 와주어서 고마워.. 너와 함께 한 5년이라는 세월은 하늘이 준 선물같았어. 우린 늘 너때문에 웃을수 있었고 즐거웠고 놀라운 하루하루였어. 제발 너도 그랬기를 바라.. 제발 너도 우리처럼 행복했기를 바라..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내 새끼 장금아.


Note: 제목엔 입양동물 이름을 꼭 넣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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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글로 대신합니다. 감사했습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2017년, 낯선 미국땅에 아직 적응이 되지도 않았던 때 그곳까지 전해졌던 한국 뉴스 한토막. 불법 강아지 공장으로 운영되던 대단위 비닐하우스 화재소식. 제 몸만 한 철창 안에서 일 년 내내 임신과 출산만을 반복하다 죽어가던 강아지들이 검정재를 뒤집어쓰고 긴박하게 구조되고 있던 처참한 사진들과 영상. 화재로 인하여 수십 마리의 개가 희생당하고 또 수십 마리의 살아남은 개들이 구조되었다는 뉴스의 제목은 '죽어서야 빠져나올 수 있던 개지옥'


장금이는 그 개지옥에서 살아남은 개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장금이는 보호소 생활을 하며 입양되기도 했지만 곧 파양 되었고 실명까지 되는 아픔들까지 겪어내야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에만 품어야 했던 2년이 지나 귀국후 장금이를 만나러 동자연에 방문했고 곧 장금이는 우리 가족이 되었지요.

장금이는 단 1분도 혼자 있지 못하고 이상행동과 정형행동을 보이는 지독한 분리불안이 있었고, 큰 차소리, 큰 개가 짖는 소리와 냄새, 심지어는 바짝 마른 낙엽이 아스팔트를 굴러가는 소리에도 공포를 느끼며 바닥에 바짝 배를 대고 엎드려 바들바들 떠는 아이였지요. 그러나 장금이는 차근차근 하나하나 이겨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얼마 후부터는 엄마만 옆에 있으면 세상에 무서운 것이 하나 없는 용감한 강아지가 되었지요. 산책을 하다 발에 걸리는 잡초라도 있을라치면 제법 화를 내며 입으로 뜯어내기까지 했고 더 이상 큰 개들도 무서워하지도 관심도 두지 않게 되었지요.

장금이와 저는 24시간 365일을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그렇게 5년이라는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장금이는.. 3개월 전 말기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무슨 정신으로 지냈는지 모르겠습니다. 불행중 다행으로 진통제가 잘 들어주었고 장금이는 여전히 엄마만 있으면 행복한 아이였습니다. 그저 매일밤마다 장금이가 잠들고 나면 누구에게고 화를 내며 기도했던것 같습니다.

'신이 있다면 정말 계시다면 이 작고 가여운 아이를 십 년 가까운 세월을 그렇게 고통 속에서 살게 하셨다면.. 도대체 당신에게도 양심이라는 게 있다면 꼭 데리고 가야겠다면 그때만큼은 그때만큼은 평안하게 고통 없이 데려가 달라고.. 그러면 어쩌면 내가 당신의 존재를 믿을지도 모르겠다고.. '

장금이는 지난달 27일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이라면 아무거나 가리지 않고 다 먹였고, 해주었고, 우리 가족은 모두 무엇에 쫓기듯 서로 사랑하기에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소중했습니다. 바로 전날까지 남편이 씹어준 치킨을 배통통하게 함께 먹고 밤 12시에 마지막 쉬야산책까지 했는데.. 새벽 3시에 거짓말처럼 과호흡이 위급하게 왔습니다. 오전 9시경 힘들면 이제 그만 가도 된다는 엄마와 아빠의 배웅을 받고는 바로 마지막 숨을 토해내고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암 진단을 받은 후부터 가는 길까지 경련 한번 없이 이해가 안 갈 정도로 고통 없이 갔습니다.

고양이들과 인사를 나누게 해 주고 하루 제 옆에서 더 재운뒤 똘만이 똘순이 무덤 사이에 작은 무덤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저는 안 괜찮습니다. 그러나 이겨내야 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어요. 하루에도 십 수 번씩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올라 눈물이라도 토해내야 숨이 편하게 쉬어지어요. 밤이 오면 잠들지 못할까 두려워 쉼 없이 작업하고 술도 마시고 바람에 떠도는 비닐봉지처럼 흐느적거리며 동네를 하릴없이 떠돌아다닙니다. 고되어 몸을 잠시 뉘고 싶어도 집이며 작업실이며 장금이의 흔적이 없는 곳이 없고 때때로 장금이 숨소리, 터벅터벅 걸어가는 소리가 들려 가슴이, 정신이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져 내려 마음 편히 몸도 뉘일 수가 없어 마당에 텐트를 치고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우습지요..

장금아 장금아 내 새끼 장금아.. 이제 좀 평안해졌니.. 네가 하루에도 몇 번씩 다니던 산책길의 나무와 꽃들을 이제는 볼 수 있게 되었니? 그렇게 씹고 싶어 했던 개껌도 마음껏 씹을 수 있게 되었니? 냄새만 맡으며 걸어 다니던 길을 이제는 하늘을 바라보며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게 되었니? 장금아 장금아.. 이제 드디어 엄마아빠가 어떻게 생겼는지.. 엄마아빠 얼굴은 보고 간거니..

엄마아빠에게 와주어서 고마워.. 너와 함께 한 5년이라는 세월은 하늘이 준 선물같았어. 우린 늘 너때문에 웃을수 있었고 즐거웠고 놀라운 하루하루였어. 제발 너도 그랬기를 바라.. 제발 너도 우리처럼 행복했기를 바라..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내 새끼 장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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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인 2024-08-26 09:59 | 삭제

장금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군요. 온센터에서 영심이로 지내던 시절, 다정하고 사랑스러웠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구석구석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친구인데, 노견이라는 이유로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건 아닐까 걱정도 많이 했던 친구였습니다. 영심이에게 가족이 생기던 날, 모두가 얼마나 기뻐했었는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장금이의 가족으로, 온전히 마음을 내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장금이에게 가족과 함께한 날들은 아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행복의 시간이었을 겁니다. 장금이의 평안을 바랍니다. 보호자님도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cyy 2024-08-26 11:48 | 삭제

비록 앞을보지는 못했지만 가족들의 사랑만큼은 마음껏 느끼며 편안하게 떠났을겁니다.나이도 많았고 앞도 보지못했던 장금이를 보듬어주시고 사랑해주신 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탁구 2024-08-26 20:29 | 삭제

글을 읽는 내내 보호자님의 슬픈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나네요... 보호자님의 지극정성한 사랑과 보살핌을 받아 장금이는 분명 곁에서 행복했을겁니다.
이젠 아프지않고, 반짝이는 두 눈으로 못봤던것들을 잔뜩 보고 잘 지내고 있을거에요. 마음에 상심이 크시겠지만, 마음 잘 추스리시고, 그동안 장금이 곁에서 항상 함께 해주시고 돌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조그림 2024-08-27 10:30 | 삭제

아고,, 읽는 내내 마음이 아려오네요.. 장금이에게 그 무엇보다 큰 사랑을 주신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장금이는 힘들었던 과거의 시간을 다 잊을 만큼 따뜻한 날들이었을 거에요. 장금이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장금이에게 쏟아주신 사랑,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