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가 림프종 판정을 받았습니다. 최근 들어 먹을 거라면 뭐든 잘 먹던 마마가 식욕과 활력이 떨어졌습니다. 검진 결과 림프종이 발병되었고, 간에 전이까지 진행된 상태로 추정됩니다.
16살 마마가 온센터에서 생활한지도 어느덧 11년입니다. 보호소에서의 오랜 세월 동안 마마의 걸음은 점점 느려져 이제는 뒷 발을 끌며 아장아장 걷습니다. 림프종 판정을 받고 나서 얼마 전에는 걷지 못하고 주저앉기도 했습니다.
마마의 아주 느린 걸음과 긴 기다림의 세월과는 다르게 병과 늙음은 너무 빠르기만 합니다. 숨을 쉬는 것도, 병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하루가 다르게 일상의 모습을 바꿉니다.
마마는 늘 오후 4시가 넘으면 밥 먹는 시간이 다가오는 걸 알고서 사무실을 이리저리 돌아다닙니다. 오늘은 진통 패치를 붙이고 이불 위에 누워 있습니다. 가만히 누워 있는데도 숨 쉬는 게 힘든 듯 입을 크게 벌리고 거친 숨을 내쉬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먹을 거 앞에서는 아픈 티 하나 없이 왕! 하고 간식을 덥석 먹습니다. 알약을 9알이나 먹어야 하는데도 캔에 콕 박아주면 맛있게 먹어줍니다.
그런데 초음파나 엑스레이, 수액, 검진을 볼 때 몸을 잡는 걸 무척 싫어해서 걱정입니다. 고구마만 있으면 뭐든 잘하던 마마는 이제 피검사를 하려고 몸을 잡는 것조차 싫어하고, 악을 지르듯 울부짖기도 합니다. 수액을 맞거나 검진을 볼 때 고구마는 물론 다른 간식도 거부합니다.
마마는 2년 전 이맘 때 큰 고비를 한번 넘긴 적이 있습니다. 당시 신경 증상이 나타나면서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졌었지만,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면서 기울었던 머리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이후 신장 수치가 좋지 않아 매일 수액을 맞고 보조제를 먹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코끝으로 느린 산책을 하며 큰 고비를 잊을 만큼 몇 번의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2년 전 큰 고비를 겪고 회복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기적을 바라고 싶습니다. 그런데 ‘암’으로 이름 붙여진 병은 회복이라는 말을 쉬이 말할 수 없이 활동가들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그저 마마와 여름을 지나 가을, 겨울, 바뀌는 계절을 좀 더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고구마만 있으면 뭐든 잘하던 마마가 이제 싫은 것에 참지 않고 완강히 거부하는 걸 보면 병과 늙음이 더 가까이 다가온 것을 느낍니다. 여러분, 마마가 우리 곁에서 좀 더 오래, 많이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자주 좋은 기분을 느끼길 함께 바라고 응원해주세요.
류기련 2022-06-14 09:37 | 삭제
우리 마마 힘내라 우리 마마 사랑해
구지윤 2022-06-14 09:51 | 삭제
우리 마마 더 고통스럽지 않게 남은 날들이 좀더 편안하길…! 편안해서 조금더 오래오래 함께하길..❤️
조혜현 2022-06-14 11:18 | 삭제
마마가 오래오래 머물러주었으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남은 시간동안 부디 고통스럽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금 더 힘내서 약도 잘 먹고 치료도 잘 받아주었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