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배뇨장애묘 뻔돌이 이야기

온 이야기

배뇨장애묘 뻔돌이 이야기

  • 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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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2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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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센터 활동가들의 점심시간. 식사 후 잠시 숨을 돌리는 시간에도 활동가들의 대화 주제는 늘 온 센터 동물들입니다. 

“뻔돌이 아침 배뇨가 200mL나 나왔어요. 저녁 사이에 차는 배뇨량이 너무 많아요.”


“뻔돌이 락툴 얼마나 먹었어요? 배변을 못 하고 있어서 엑스레이 찍어봐야 할 것 같아요.”






요즘 온 센터 묘사 활동가들은 뻔돌이의 배뇨 문제로 걱정과 근심이 가득합니다. 우리 뻔돌이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온 센터에서는 하반신 마비나 신경증세로 인해 배뇨와 배변을 스스로 조절하거나 배출하지 못하는 고양이들에게 압박 배뇨, 압박 배변을 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뻔돌이와 엠버가 그렇습니다.




▲ 뇨카테터 ▲



뻔돌이는 평소에 비뇨기 질환을 앓고 있었습니다. 방광에 배뇨가 가득 차 있어도 스스로 배뇨를 하지 못하는 등 증상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정밀 검진 결과 꼬리 골절로 인한 신경 손상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이후 꼬리 절단 수술을 진행했지만, 회복은 어려웠습니다. 꼬리 절단 수술 다음 방법은 뇨카테터였습니다. 뇨카테터는 얇은 호스처럼 생긴 카테터를 요도를 통해 방광까지 삽입한 후 소변을 채취하는 방법입니다.




▲ 카테터 배뇨 ▲



카테터를 통한 배뇨는 카테터를 삽입하고 장착하는 데까지의 과정, 뇨량을 늘려주고 깨끗하게 해주는 수액 처치 등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뿐만 아니라 예민한 부위이기 때문에 묘사 활동가들의 긴장도 무척 높아집니다. 카테터 배뇨를 할 때 뻔돌이가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이면 활동가도 자세를 다시 잡아야 하고, 얇은 카테터를 잡은 손이 떨려도 침착해야 합니다. 모두가 조심히 진행해도 고양이의 배를 위로 향하게 눕힌 후  카테터 배뇨를 진행하는 것은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뻔돌이에게 방광염이 지속적으로 재발했고, 뻔돌이는 병원을 자주 가게 되었습니다.






방광염이 계속 재발하고 병원을 왔다 갔다 하는 게 큰 스트레스일 텐데도 뻔돌이는 잘 견뎌주었습니다. 이름처럼 조금 더 뻔뻔해도 될 텐데 화 한번 내지 않고 늘 의젓하게 참아주었습니다.


묘사 활동가들은 매일 뇨카테터로 뻔돌이의 배뇨를 해줄 때 미안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뻔돌아 미안해, 조금만 참아줘, 아이 착하네 우리 뻔돌이!” 매일 활동가 4명이서 20-30분가량 뻔돌이 옆에 붙어 뻔돌이를 어르고 달랬습니다. 말과 마음뿐이라 더 미안했습니다.







배뇨와 배변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동물에게 있어 굉장히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됩니다. 배뇨와 배변을 위해 몸을 부여잡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온 센터 활동가들은 함께 머리를 싸매고 어떻게 해야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지 매일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뇨카테터 배뇨, 방광염 재발, 일주일마다 병원행을 반복하던 중 협력병원과 협의 끝에 카테터 배뇨가 더이상 힘들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결국, 뻔돌이는 배뇨 장애 시 해결 방법 중 최후의 방법인 버튼식 배뇨 장치 장착 수술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온 센터의 엠버도 이 방법으로 배뇨를 해주고 있습니다.


버튼식 배뇨 장치는 방광에 튜브를 삽입하고 외부에 버튼 장치를 장착한 후 주사기를 이용해 외부로 배뇨를 배출해주는 방법입니다. 버튼식 배뇨 장치는 활동가 4명이 해주었던 배뇨를 활동가 2명이 할 수 있고 요도에 카테터를 직접 삽입하는 등의 과정이 없어져 뻔돌이가 받는 스트레스가 조금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평생 장착할 수 있는 장치가 아니고 앞으로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교체하는 수술을 받아야 해서 활동가들은 걱정을 떨칠 수 없습니다. 


방광염이 재발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버튼식 배뇨 장치를 통해 배뇨를 하고있는 엠버도 지속적인 방광염 재발로 인해 현재 협력병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뻔돌이는 현재 하루에 수액 3회, 배뇨 3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배변 문제로 또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배뇨뿐 아니라 배변 곤란 증상도 함께 있던 뻔돌이는 배변 촉진 약물을 먹어도 배변을 하지 못하고 변이 가득 찬 상태가 되어 관장을 진행했습니다.






퇴원 후 온 센터로 돌아온 날, 뻔돌이는 무슨 일 있었냐는 듯 하얀 털에 뒤덮인 배를 보이며 발라당 눕고 그르릉 소리를 내었습니다. 스트레스가 클 텐데도 활동가들에 대한 신뢰의 표시를 보여줄 때, 덤덤한 뻔돌이에게서 오히려 활동가들이 위로를 얻습니다.






사람과 눈만 마주쳐도 그르릉거리는 사랑 많은 뻔돌이. 늘 잘 견뎌줘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무엇보다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온 센터 동물들을 응원하고 지원해주시는 대부모님과 많은 분들이 있기에 활동가들은 온 센터 동물들에게 최선이 무엇인지 방법을 찾아나갈 수 있습니다. 온 센터 동물들과 함께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뻔돌이에게는 별명이 참 많습니다. '순둥이', '그르릉쟁이', '부처', '삼각김밥 앞머리', '무던이', 까까머리 아저씨'.. 모두 활동가들의 애정이 담겨있는 별명입니다. 앞으로도 매일 배뇨를 해줄 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뻔돌이의 이름을 부르고 애정 담긴 별명도 불러줄 것입니다. 그럼 뻔돌이는 또 언제 힘든 일이 있었냐는 듯 그르릉 그르릉 소리를 내겠지요. 여러분! 우리 뻔돌이 너무 잘하고 있다고 계속해서 함께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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