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는 보령의 한 산속에 숨겨진 불법 번식장에서 개 122마리와 고양이 2마리, 총 124마리의 동물을 구조했습니다. 이곳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외진 곳에 위치해 있었고,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개들이 머물던 비닐하우스 번식장 내부는 처참할 정도로 열악했습니다. 배설물이 단 한 번도 치워진 적이 없을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온통 오물로 뒤덮여 있었고, 동물들은 방치된 상태였습니다.
당시 깜동이도 오물이 쌓인 케이지에 다른 개와 함께 갇혀 있었습니다. 깜동이는 겁을 먹은 상태였고, 함께 있던 개의 뒤편의 몸을 숨겼습니다. 몸을 잔뜩 웅크리고 최대한 자신을 작게 만들려는 듯, 머리를 낮게 숙이고 작은 다리를 몸 안쪽으로 말아 넣었습니다. 마치 누군가 자신을 보지 못하도록 숨으려는 듯했지만, 작은 케이지 안에서는 숨을 공간조차 없었습니다. 깜동이의 귀는 뒤로 완전히 젖혀져 있었고, 겁에 질린 눈은 커다랗게 떠진 채로 활동가들을 주시했습니다.
구조 후 깜동이는 온센터에서 돌봄을 받으며 점차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목줄을 하고서 산책을 나가고, 푹신한 이불 위에서 잠드는, 평범한 일상 속 기쁨을 알아갔습니다. 깜동이는 긴 다리를 쭉 뻗어 발 위에 얼굴을 기대어 낮잠을 잡니다. 번식장의 케이지 안에서는 절대 누릴 수 없었던 것이기에 깜동이의 낮잠 자세는 깜동이가 심적으로 얼마나 편해졌는지 말해주는 듯합니다. 하지만, 아직 사람에게 완전한 믿음과 편안함이 있는 건 아닙니다.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깜동이
사람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깜동이
깜동이는 사람을 극도로 피하거나 숨는 건 아니지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다소 낯가림이 있습니다. 사람의 손길을 아직 어색해하고, 항상 조용히 사람을 관찰하고 조심스럽게 다가옵니다.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푸들의 전형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깜동이는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입니다. 작은 움직임에도 조심스러움이 묻어나고 잘 놀라기도 합니다. 하지만, 깜동이는 늘 사람의 주변을 맴돕니다. 적극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사람 주변을 서성이고 늘 근처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깜동이는 자신의 방식으로 사람 곁에 머물며 그 존재감을 표현합니다.
산책 연습 완료! 깜동이
친구의 몸에 기대 자는 깜동이
산책을 할 때도 깜동이는 얌전한 편입니다. 걷는 사람의 발걸음 속도에 맞춰 산책하고, 처음 보는 봉사자와도 산책 시간을 잘 보냅니다. 다른 개들과의 관계에서도 깜동이는 온화한 성격을 보여줍니다. 누군가와 붙어 자거나 장난을 치며 많은 개들 사이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잘 지냅니다.
졸려도 사람을 바라보는 깜동이
만약 깜동이가 가족을 만난다면, 깜동이는 조금씩, 아주 천천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릅니다. 차분하고 조용했던 성격 안에 감춰졌던 활기와 장난기가 서서히 드러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랑을 보채지 않고 늘 조용히 다가와 눈을 맞추는 깜동이가 가족의 커다란 사랑을 알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깜동이와 가족이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