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사육기준 마련에도 뜬장에 방치되고 있는 파주 쇠꼴마을 일본원숭이

전시·야생동물

사육기준 마련에도 뜬장에 방치되고 있는 파주 쇠꼴마을 일본원숭이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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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1.0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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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3일 일본원숭이가 눈 속에 방치되어 있다는 시민제보를 받고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체험캠핑장‘쇠꼴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쇠꼴마을에는 일본원숭이, 말, 사슴, 염소, 개 등 총 7종 30여마리의 동물을 전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육장이 간이시설로 비위생적이고 열악한 환경으로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일본원숭이는 한겨울의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로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일본원숭이 사육장은 지붕을 제외한 바닥과 벽면이 모두 철망으로 된 뜬장입니다. 바닥면적이 4m2도 채 되지 않는 좁은 내부에는 추위나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은신처도 없었습니다. 원숭이는 걷거나 오르는 등의 정상적인 신체활동이 극도로 제한된 상태로 홀로 하루 종일 영하의 기온을 견디고 있었습니다. 사육장 밖에 부착된 먹이통은 구정물로 오염돼 비어있었고, 물그릇은 아예 없습니다. 동물자유연대가 1시간여를 관찰하는 동안 원숭이가 바닥과 빈 과자봉지에 쌓인 눈얼음을 주워먹는 행동을 수 차례 반복했습니다. 사육장 내에는 사람들이 버린 것으로 보이는 빈 과자봉지들이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동물관리직원이 있었지만 물을 주거나 사육장 내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 밖에도 사회적 동물로 무리사육이 필수인 영장류를 좁은 공간에 단독으로 사육하고 있으며, 내부에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행동풍부화 설비가 전혀 없고, 과자봉지 등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관람객 통제도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철망으로 된 사육장 바닥은 걷기, 뛰기 등의 기본적인 운동을 지나치게 제약하고 부상의 위험이 높으며, 발바닥 경화, 상처로 인한 염증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동물사육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영장류 사육 시 바닥은 철망이 아닌 단단하고 평평한 재질을 사용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야생에서 일본원숭이가 영하의 기온에서 견딜 수 있는 것은 정상적인 운동과 온천욕 등을 통해 체온을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원숭이를 은신처나 내실도 없이 영하의 온도에서 장기간 전시하는 것은 저체온증으로 인한 폐사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위험한 전시행태입니다.





작년 7월 개정된 『야생생물의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의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사육시설 관리 기준에 따르면 일본원숭이의 사육 면적 넓이는 성체 한 마리당 최소 11.6m2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사육기준에 ‘충분한 양의 음용수를 신선한 상태로 공급할 것’과 ‘영장류의 경우 수직, 수평 이동 가능한 입체구조물 등 동물의 생태적 특성에 맞는 잠자리, 바닥 등의 재료를 제공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쇠꼴마을의 일본원숭이 사육장은 현행법에 위반됨은 물론 동물의 복지와 생명까지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쇠꼴마을 입구에는 버젓이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지정한 ''현장학습체험지정기관’이라는 팻말이 붙어있습니다.



2014년 7월 국내 최초로 일본원숭이 등 멸종위기종 동물 사육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이 마련되었지만 법 시행을 위한 홍보나 단속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사육현황파악이나 계도보다는 자진신고기간 운영 등 행정편의를 위한 안일한 정책만 내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역 환경청 역시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2014년 12월 23일 시민 제보자가 한강유역환경청에 쇠꼴마을 전시행태를 신고하자 계도기간을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계도기간인 2105년 7월까지는 해당 업체가 즉시 개선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처벌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개정된 법률에도 아랑곳없이 개인이나 영세업체들이 계속해서 멸종위기종 동물을 열악한 시설에 방치해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계도기간의 취지가 적극적으로 개정된 법을 홍보해 이후 집중단속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인 만큼 환경부와 지역 환경청은 신고된 업체에 대해 개정된 법에 따라 시설을 개선하도록 계도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쇠꼴마을 현장조사 후, 즉시 파주시청과 환경부에 연락해 현장에 동행해 행정조치를 할 것을 요청했지만 파주 시청에서는 아직 담당 부서 조차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지역 환경청에서는 ‘서류 검토’를 사유로 민원처리 기간을 연장한 상태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파주시청과 환경청에 지속적으로 계도조치 및 동행 방문을 요청해 쇠꼴마을 원숭이 사육환경을 반드시 개선할 수 있도록 다하겠습니다. 또한, 서울시 교육청에 쇠꼴마을을 ‘현장학습체험지정기관’에서 제외하고, 이후 재지정하지 않도록 요구할 계획입니다.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쇠꼴마을 일본원숭이는 눈밭에 방치된 채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보내고 있습니다. 몇 분의 시간으로 일본원숭이가 추위에 목숨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