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SBS TV 동물농장이 방영한 원주 드림랜드 동물에 대한 지원 경과와 현재 상태입니다.
방송 이후, 드림랜드에 있는 동물들이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분이 안타까워하셨고, 개선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동물자유연대에 전해 오셨습니다. 하지만 동물원이 안고 있는 문제는 원주 드림랜드만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모든 동물원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동물들 고유의 습성에 맞는 생태형 생활 조건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대공원, 어린이대공원, 대전동물원 등 지자체에서 지원받고 운영하는 동물원 가운데 일부와 대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E동물원을 제외하면 전담 수의사조차 없는 것이 우리나라 대부분 동물원의 실정입니다. 동물 관람만으로는 적자를 면치 못하는 동물원들은 앞다퉈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동물체험 교육, 동물쇼 등 동물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반복적으로 가하는 동물 학대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수입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러니 개인 기업이 운영하는 동물원에서 생활하는 동물은 방치와 쇼에 내몰리기 일쑤입니다.
2012년 3월 25일 이후 현재까지 드림랜드 동물을 위해 모금된 금액은 8,720,736원입니다. 이 후원금으로 사료와 신선한 채소, 과일, 알파파(초식동물이 먹을 건초) 등을 꾸준히 공급하고 있으며, 강원대학교 야생동물보호센터와 강원도청의 협력을 얻어 방역, 예방접종, 긴급 치료 등을 진행했습니다.
방송 직후 구조한 달마시안 달마는 중견 탤런트 김민정 님께 입양됐습니다. 함께 구조된 아프간하운드 파운이는 위탁 보호소에 생활하고 있습니다. 달마와 파운이의 치료 비용과 월 40만 원의 파운이 위탁 비용은 동물자유연대가 자체 기금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11월 12일에 방문해서 본 드림랜드 동물들은 3월과 비교해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없었습니다. 근본적인 환경 변화가 있지 않는 한 동물자유연대에서 후원하는 식량만으로 동물들의 상태가 호전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동물들만 생각하면 형편이 나은 동물원으로 옮기는 것이 최선이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동물원 가운데 ‘전시 가치’가 적은 드림랜드 동물들을 받아줄 곳이 없습니다. 동물원 관리에 관한 법률 부재로 인해 최소한의 관리 기준조차 없는 것도 동물원 동물을 그저 방치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드림랜드의 문제는 2007년에도 불거진 바(http://blog.daum.net/khk2021/12192939) 있습니다. 드림랜드가 영업을 계속하는 한, 동물을 제대로 관리할 책임은 드림랜드에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드림랜드가 보유 동물에 대한 소유권을 완전 포기하고, 후속 조치를 정부에 요구하고 이관시키는 것만이 최선의 대안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계시지만, 동물을 전시해서 돈벌이를 하고 있는 개인사업체를 후원금으로 계속 지원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것이 동물자유연대의 판단입니다. 동물자유연대가 드림랜드에 언제까지 식량 지원을 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만 드림랜드 동물을 위해 모아주신 후원금은 그 곳 동물들을 위해서만 사용할 것입니다.
3년 후 드림랜드와 강원도 간의 부지사용계약이 만료되는 때까지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