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 어제, 울산시 울주군 사육곰 농가에서 탈출한 곰 세 마리가 사살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농장주 부부도 사망한 채로 발견되어 곰에게 습격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조사 중이라고 합니다.
해당 농장에서는 불과 작년에도 곰 탈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당시 상황을 담은 기사에 따르면 곰은 온순한 편이었으며,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이 건네준 과일과 과자를 급히 먹었다고 합니다. 최초 목격자가 “안녕”이라고 인사를 하자 곰이 고개를 들어 쳐다봤다는, 마치 동화와도 같은 이야기도 전합니다. 곰은 사람에게 공격적이지 않았고 인명 피해 없이 다섯시간만에 마취총으로 포획됐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사육곰 세 마리가 모두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사람까지 목숨을 잃었습니다. 해당 농가에서 2018년에 처음 곰 사육을 시작한 이후 무려 세번째 탈출 사고입니다. 앞선 두 차례 사건 발생 시 대응만 제대로 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안타까움을 떨칠 수 없습니다.
게다가 해당 농가는 멸종위기종 사육시설로 등록조차 되지 않은 무등록 시설이었으며, 사육하던 곰 역시 경기도 용인 농장에서 불법 증식한 개체를 임대한 것이었습니다. 전 과정에 걸쳐 불법이 자행되었고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이를 두 차례나 적발했음에도 곰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갔습니다. 부실한 관리∙감독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담당 기관은 몰수 방안이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하지만, 몰수를 위해 진심으로 노력을 기울이기는 했는지 의문이 듭니다.
올해 1월 정부가 곰 사육 종식을 선언했지만, 탈출한 사육곰이 다시 열악한 농가로 되돌아가거나 사살당하는 일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작년 11월 경기도 용인에서 사육곰 5마리가 탈출했고, 그 중 2 마리가 탈출 직후 사살됐습니다. 게다가 탈출한 뒤 약 5개월이나 야생에서 적응하며 살아남았던 곰 ‘빠삐용’까지 결국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많은 이들이 슬퍼했습니다. 반복되는 죽음 앞에서 더 이상은 애도를 전하는 것 조차 미안해집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울주군청을 통해 이번에 사망한 세 마리 곰 중 한 마리는 우리 안에서 사살당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공격성을 내보여 생포가 어려웠다고 하나 우리 안에 있던 곰까지 총으로 쏴 죽여야 했는지, 마취총을 이용한 포획에 비중을 두고 시도가 이루어지기는 했는지 당시 정황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육곰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오르내리는 용인 사육곰 농장을 엄격히 규제할 대책 또한 필요합니다. 사육곰 불법 도살 및 취식, 허위 탈출 신고 등으로 수 차례 고발당한 농장주는 작년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올해 5월 석방된 뒤 아직도 100마리 가까운 사육곰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마치 모든 게 해결됐다는 듯한 “곰 세마리 모두 사살 완료”라는 단어 하나하나가 가슴아프게 새겨집니다. 그러나 아직 사육곰 비극의 역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국내에 남은 사육곰은 공식적인 수치로만 300여 마리, 울산이나 용인 농장처럼 집계되지 않은 곰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늘 환경부가 발표한 곰농장 전수조사를 통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그들을 구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안타까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생명이 이제라도 평온을 찾았기를 바랍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남겨진 사육곰 구조에 중점을 두고 앞으로도 사육곰 해방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겠습니다.
📍사육곰 특별법 통과 촉구 청원 >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