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동물카페에서 구조된 어린 고양이 ‘치로’와 '미코'의 부고를 전합니다

위기동물

동물카페에서 구조된 어린 고양이 ‘치로’와 '미코'의 부고를 전합니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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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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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소재의 동물카페에서 구조된 8개월령의 ‘치로’와 4개월령 ‘미코’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매일 긴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만져지고, 들어 올려지며 오락의 도구로 착취당하다 이제야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안도했지만, 그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제대로 된 돌봄이 이뤄지지 않았던 그곳은 동물들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했습니다.


치로와 미코가 짧은 시간 동안 보고 느낀 세상은 어땠을까요. 좋은 기억 한 조각 쯤은 품고 떠났으면 하지만 너무나도 힘겨운 삶을 살다 간 것을 알기에 차마 바라지도 못합니다. 그만큼 치로와 미코, 그곳 동물들의 삶에는 고통과 불안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어떤 고양이는 자신의 새끼가 라쿤에게 잡아먹히는 끔찍한 광경을 지켜봐야 했고, 어떤 고양이는 스트레스로 밥을 삼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하룻밤 새 같이 지내던 동물들이 죽어 나가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영업에 동원되어야만 하는 동물들은 자신들의 피해를 알릴 길이 없기에 그저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견뎌낸 것이 힘겨웠던 것인지 치로와 미코는 우리에게로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파보’를 진단받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식욕은 점차 줄어들었고, 날이 지날수록 활력을 잃어갔습니다. 힘들어하는 치로와 미코의 모습에 뭐든 해주고 싶었지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드는 무력감과 죄책감은 턱 끝까지 차올랐고, 활동가들을 옭아맸습니다. 치로와 미코가 장난감을 가지고 신나게 노는 모습도, 힘차게 야옹거리는 목소리도, 맛있는 간식을 향해 반짝거리는 두 눈도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열악했던 동물카페에서는 기본적인 예방접종조차 하지 않았던 상태였기에, 면역력이 약한 어린 고양이들이 파보를 견뎌내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입원장에서 가녀린 목소리로 야옹야옹 우는 것도 잠시, 고비라는 말을 연달아 들었을 때는 그저 지옥 같은 곳에서 견뎌준 만큼 이번에도 잘 견뎌달라고 애원했고, 견뎌주기만 해주면 너에게 온전한 애정을 쏟는 가족을 만나게 해줄 것이라고 다짐과도 같은 약속을 속삭였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간절한 바람은 욕심이었던 것인지 치로와 미코는 감은 눈을 뜨지 못했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린 고양이들의 허망한 죽음에 온전히 슬퍼하고 애도하고 싶지만, 전염병으로부터 지켜내야 할 고양이들이 있습니다. 또 아직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한 동물들도 있습니다. 지금도 해당 업장에서는 열악한 환경 속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돈벌이로, 한순간의 즐거움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착취당하고 있습니다. 짧은 만남과 동시에 맞는 이별에 가슴이 미어지고 목이 메어오지만, 불쑥불쑥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억누르며 마음을 다잡아야만 합니다.


동물들이 세상을 떠나면 무지개다리를 건넌다고 하죠. 무지개다리 건너에 있는 고양이별은 맛있는 음식과 깨끗한 물, 따스한 햇살이 있다고 합니다. 아팠던 몸과 마음은 건강을 되찾고, 드넓은 초원과 언덕을 뛰어놀며 즐거운 나날만 가득한 그런 세상이 말입니다. 어린 고양이들이 고통으로 얼룩졌던 기억들을 모두 남겨두고 부디 평안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기억으로 괴롭고 고통스러워해야 한다면, 그 몫을 다할 테니 이제는 편히 쉬었으면 합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격리된 개와 고양이, 그리고 기존에 보호하고 있던 고양이들을 병마로부터 지켜내고, 현장에 남은 동물들을 모두 구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치로’와 ‘미코’처럼 인간의 이기심으로 세상을 떠나야 했던 동물들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겠습니다. 모든 동물들이 누군가의 소유물로 여겨져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생명으로서 존중받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치로와 미코의 명복을 빕니다.


*업주 강력 처벌 탄원 서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