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오지못할 주인을 기다리던 메리

반려동물

오지못할 주인을 기다리던 메리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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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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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는 원래 한 할아버지의 반려견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고 쓰러져가는 집안에서 황구는 하염없이 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안타까워 황구집 근처 회사로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돌아가며 먹을 것과 잠자리를 챙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곧 골프장 건설로 인해 황구가 살 곳을 잃게 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현재 건설에 필요한 실측과 주변 정리가 끝 난 상태입니다) 워낙 경계가 심하여 SBS 동물농장 팀에서 촬영을 포기하게 된 황구에게 안타까운 일만 생겨서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직원들이 돌아가며 사료 배급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할 수 없는 시점이 올까 두렵습니다. 그때가 오기 전에 황구가 구조되기를 모두가 바라는 마음에 구조요청을 드립니다. 또한 황구는 꼬리 아래에 큰 종양이 있습니다. 직원들에게도 경계가 심해 곁을 내주지 않아 치료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부디 구조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단체 제보게시판에 제보된 내용과 사진입니다.
지붕마저 허물어져 여기저기 틈을 만들어 무더위와 추위를 피할 수 없는 어느 허름한 폐가에서 몇 번의 계절이 지나갔지만...오지 못할 주인을 기다리던 황구 “메리”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메리와 할아버지는 8년이란 시간을 함께한 가족이었습니다. 어느 날 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 메리는 재개발로 인해 페허가된 빈집에서 할아버지를 한없이 기다리며 있었을지 모릅니다. 메리가 지내는 곳은 많은 차량이 오가는 차도 바로 옆이었고 주변은 높은 갈대들이 우거져있는 야산으로 인위적인 포획은 위험요소가 많아 포획틀로 구조방향을 잡았습니다. 문제는 경계심이 심해져 있는 상태라 과연 순순히 들어와 줄 지가 관건이었습니다.
 
 
현장도착후 포획틀을 설치하고 멀리서 동선을 파악하며 종일 기다렸지만, 주변을 돌아다닐 뿐 틀 안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1차 구조시도는 실패하였습니다. 우선은 메리가 평소 지내던 집 앞 가운데 포획틀을 설치해 양쪽 문을 열고 그 안에만 먹을 것을 주며 경계심을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게 하기 위해 시간을 두고 다시 시도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 포획에 성공하였습니다.

 
 병원 진료 결과 꼬리쪽 종양으로 의심된 것은 자궁의 질 탈로 인한 것이었고 안타깝게도 심장사상충에 감염되어 있었습니다. 먼저 위급한 자궁 수술을 진행하였고, 추후 상태에 따라 심장사상충 치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평소 메리의 존재를 가볍게 보지 않았던 제보자의 세심함이 그리고 돌아가며 밥을 챙겨주었던 여러 회사 동료분들 정성 덕분에 메리를 극한의 고통으로부터 구출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모든 것이 불안하고 낯설겠지만 이제는 메리가 세상을 떠난 주인이 자신을 매정하게 버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하염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었던 메리가 그동안 겪었을 외로움과 아픔의 깊이만큼 앞으로의 새로운 삶은 따뜻함과 행복만 가득하기를 기대합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민수홍 2016-10-26 21:50 | 삭제

고맙습니다.
메리의 행복과 고인이 되신 메리 할아버지의 평안한 영면을 기원합니다.


민수홍 2016-10-27 16:51 | 삭제

아, 그리고, 언젠가의, 메리와 메리 할아버지의 한없이 아름다운 재회를 기원합니다!


김영주 2017-02-03 20:06 | 삭제

할아버지처럼 새로운 좋은 가족을 만나기를 바랍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