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다정한 친구 울라를 보내며, "식용개는 없다. 모든 개는 반려견이다."

반려동물

다정한 친구 울라를 보내며, "식용개는 없다. 모든 개는 반려견이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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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1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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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의 다정한 친구 ‘울라’가 온센터에서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고된 투병 기간 마저도 자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시간으로 기꺼이 받아들여준, 너무도 착한 개 울라의 마지막 길이 우리의 사랑으로 가득 채워졌기를 바랍니다.

울라는 10년 전인 2012년 경북 구미에 위치한 개농장에서 구조된 도사견들 중 한 마리였습니다. 식용으로 개를 키우던 그 농장에서는 개들을 뜬장에 가두거나 쇠사슬에 묶어놓은 채 방치했습니다. 모두들 목마름과 굶주림에 시달렸고, 동물자유연대가 도착하기 전 이미 별이 된 녀석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온센터에 입소된 울라와 초코, 다복이, 버스커는 이곳에서 구조된 도사견들이었습니다.

구조 당시부터 울라는 큰 덩치만큼이나 커다란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무척이나 순하고 애교가 넘치는 성격으로 센터 활동가들과 깊은 교감을 나누면서 보호소를 집 삼아 지냈습니다.

울라는 항상 기분 좋은 표정으로 사람들의 눈을 마주치며, 가까이 앉아 체온을 나누기 좋아했습니다. 한때 뜬장을 버텨내던 발로, 이제는 좋아하는 산책을 나서게 된 울라의 모습은 그저 다른 반려견들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울라를 비롯해 동물자유연대가 지금까지 만난 도사견들은 다들 한없이 온순한 모습이었습니다. 도사견이 다루기 힘들고 공격성이 강했다면 지금처럼 개농장에서 대량사육이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을 만큼, 인내심이 강하고 온순한 성격 탓에 오히려 ‘식용’으로 이용당하는 셈입니다.

식용견을 구분지었던 그 해묵은 인식 탓에 국내에서 도사견의 입양은 거의 희박합니다. 거기다 몸집이 크니 무섭고 사나울지 모른다는 막연한 편견까지 더해져 입양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오로지 사람의 기준으로 정해놓은 ‘식용’과 ‘가족’의 보이지 않는 경계는 너무 단단하고 견고해서 아무리 노력해도 쉽게 깨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울라, 초코, 버스커 등 온센터에서 보호 중인 도사견들은 센터에서 오랫동안 지냅니다. 당장 언제 죽을지 모르는 열악한 환경으로부터 도망쳐 다행히 우리에게 와주었지만, 따뜻한 가족의 품이었더라면 더 행복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플 때도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누군가는 센터에서 생을 마치기도 합니다. 울라와 함께 구조된 버스커는 이름처럼 버스만큼 커다란 사랑을 우리에게 안겨주고 2018년 먼저 별이 되어 떠났습니다. 구조된 지 10년째, 모든 활동가들에게 애정이 넘쳤지만 어쩌면 단 하나의 가족과 살고 싶었을지도 모를 울라는 온센터가 집이었고 전부였습니다. 울라가 떠난 뒤 오랜 시간 울라의 단짝이었던 ‘초코’가 남아 활동가들을 위로하지만, 초코 역시 언젠가 센터에서 먼 길을 떠날 것 같다는 슬픈 생각이 듭니다.



울라와 버스커가 구조되어 세상을 떠날 때까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식용견이라는 이름에 가려진 수많은 도사견들이 불법 개농장에서 고통받고 죽어갔습니다. 입양이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뜬장에 갇혀 도살의 위협에 놓인 개들 역시 그만큼 더 많이 구해낼 수 있을텐데 안타까움만 커져갑니다.

그릇 밖으로 도망친 누렁이 친구들을 음식이 아닌 생명으로 바라봐주세요. 모든 개를 같은 시선으로 바라봐주세요. 도사견 역시 다른 반려견들과 똑같이 가족으로서 사랑받고 존중받아 마땅한 소중한 생명입니다. 우리 눈을 가린 편견을 걷어내고보면 그들 모두 가족과 애정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픈 보통의 개일 뿐입니다.

이 세상에 식용견은 없습니다. 모든 개는 반려견입니다. 그들이 식용견이라는 차별적인 호칭 대신 저마다 진짜 이름을 갖고 가족의 일원으로 지내기 위해서는 개식용 종식 뿐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 개선 또한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동물자유연대는 개식용 종식을 조금이라도 더 앞당길 수 있도록, 더불어 도사견 역시 보통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동물자유연대와 함께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