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10월 2일 세계 농장동물의 날, 한국동물단체 공동 기자회견

농장동물

10월 2일 세계 농장동물의 날, 한국동물단체 공동 기자회견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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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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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농장동물의 날(World Day for Farmed Animals)은 1983년 미국의 Alex Hershaft가 마하트마 간디의 생일이 10월 2일인 것에 착안해 만들어진 날 입니다. 농장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단체인 FARM(Farm Animal Rights Movement)이 중심이 되어 세계적으로 기념하고 있는 이 날은 농장동물의 고통을 기억하며 비인도적인 도살에 반대하는 의미로 10월 2일 하루, 일일단식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농장동물은 도살 전 12시간 동안 사료를 먹을 수 없습니다. 곧 죽을 동물에게 사료를 주는 것은 이윤의 극대화가 목적인 공장식 축산업의 입장에서 볼 때 낭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4년에는 세계 96개국에서 1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기념해 단식에 동참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한국의 동물단체들도 2015년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기념해 전 세계 활동가들과 함께 일일단식에 동참하고, 그 의미를 알리기 위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습니다.  

 
 


10월 2일 세계 농장동물의 날, 한국동물단체 공동 기자회견문

 
10월 2일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맞아 동물자유연대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그리고 동물단체 케어는 식량생산을 위해 배터리 케이지나 스톨에 감금되고, 신체 일부가 절단되는 등 사육 과정에서 불필요한 고통을 겪으며 죽음을 맞는 농장동물의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동물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체험하는 기회를 갖고자 1일 단식을 제안한다.
 
세계 농장동물의 날의 시작과 의미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약 650억 마리의 농장동물들이 고기나 달걀, 우유를 생산해 내기 위해 희생된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 도입된 공장식 축산 시스템은 이윤을 극대화하고자 규격화 된 사육조건에 동물을 맞춘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들의 자연스러운 본능과 습성은 무시될 수밖에 없으며 탄생에서 도살에 이르기까지 밀집형 감금과 신체 훼손 등 동물들은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는다. 따라서 오늘날의 공장식 축산은 광범위한 동물학대의 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농장동물의 날은 농장동물의 고통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되었으며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그 나라의 동물이 어떻게 다루어지는가로 판단할 수 있다”라고 말한 마하트마 간디의 생일인 10월 2일을 세계 농장동물의 날로 정해 1983년부터 해마다 이를 기념해 오고 있다.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
 
공장식 축산에서는 온갖 형태의 동물학대가 이루어진다. 어미돼지는 몸을 한 바퀴 돌릴 수도 없는 좁은 분만틀인 스톨에 갇혀 일평생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다 출산 능력이 떨어지면 도축된다. 산란계는 날개조차 펼칠 수 없는 A4용지 절반 크기의 좁은 케이지에서 평생 알을 낳아야 한다. 또한 동물은 이른바 상품성 보전을 위해 신체를 훼손당한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새끼 돼지에게는 이빨과 꼬리 자르기가, 닭에게는 부리 자르기가 행해진다. 고기에서 나는 냄새를 없애기 위해 새끼돼지의 거세도 마취 없이 이뤄진다. 거의 모든 농장동물들은 사육과정에서 관절과 심장 등 장기에 심각한 문제를 갖게 되며 부상의 위험에 노출된 채 항상 거칠게 다루어진다. 도살장에서는 동물이 의식이 있는 채 방혈되는 일도 빈번히 발생한다. 이러한 모든 행위는 동물들에게 커다란 공포와 고통을 안겨준다. 공장식축산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공장식축산의 특징인 밀집사육은 AI와 같은 가축전염병에 취약하며, 바이러스의 변이나 대대적인 확산의 경로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시 발생한 AI는 지난 9월 14일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석 달 만에 다시 확산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나 소와 돼지에게서 발생하는 구제역 등은 밀집사육에 동반되는 비위생적인 환경 및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동물들의 면역력 저하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시민들은 이제 변화를 원한다.
 
1970년 국민 1인당 5.2kg의 고기를 먹던 한국의 육류 소비는 2013년 1인당 무려 42.7kg으로 증가하였으며,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소규모의 축산 농가들은 도태되고 소수의 대형화·기업화된 농장의 공장식 축산이 대신 자리 잡았다. 2014년 국내에선 닭 8억8천만 마리, 오리 5천만 마리, 소 1백만 마리, 돼지 1천5백만 마리 등 총 9억5천만 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식용으로 도축되었으며, 이들 대부분은 공장식 축산으로 사육됐다. 오직 생산성만을 추구하는 공장식 축산업은 동물복지 문제는 물론, 인간의 건강, 나아가 우리가 처한 환경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공장식축산은 축산업계뿐만 아니라 소비자, 정부가 힘을 합쳐 온 사회가 공동으로 해결해야하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육류생산을 위해선 동물의 고통은 어쩔 수 없다고 문제를 합리화 해버린다면 우리는 결코 약자의 고통을 돌보는 선진사회가 될 수 없다. 축산업계는 동물의 습성을 존중하고 고통을 덜어주는 동물복지를, 정부는 정책의 전환을, 소비자는 육류를 줄이는 대안적인 식탁으로 과도한 육류 소비와 그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는데 함께 협력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는 공장식축산이 동물복지 축산 형태로 변모되고 있으며, 좀 더 높은 가격을 들여서라도 동물의 복지를 존중한 축산물을 선택하겠다는 시민이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농장동물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일일단식
 
대부분의 농장동물에게는 도살 전 12시간동안 어떠한 먹이도 주어지지 않는다. 곧 도살될 동물을 먹이는 것은 축산업자들에게 그저 사료를 낭비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살장으로 향하게 될 동물들은 공장 같은 농장에서 보낸 짧은 생애의 마지막 하루를 고통스러운 굶주림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 우리는 10월 2일 24시간동안 단식을 함으로써 도살장으로 향하는 농장동물의 굶주림을 함께 하며 가학적인 동물 착취에 반대하는 우리의 의견을 표명하고자 한다. 이는 ‘비인도적인 축산을 반대하는 단식’으로써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기념하는 세계 시민들과 연대하며 지금 이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 농장동물의 고통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2014년 세계 농장동물의 날에는 96개국에서 12,437명의 시민들이 1일 단식에 참여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레스토랑 두 곳은 아예 영업을 하지 않았다. 또한 미국, 캐나다, 영국, 러시아 등에 소재한 세계 20여개 도시에서는 농장동물의 복지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농장동물의 고통에 공감하며 육식을 줄이거나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려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국내 추세에 부응하여 올해에는 한국에서도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맞아 한국의 동물단체가 연대하여 농장동물의 고통을 나누자는 취지로 국민 일일단식을 제안하는 한편 다음과 같은 변화를 촉구한다.
 
 
우리의 주장
 
축산업계는 공장식 축산을 지양하고 동물의 생태적 습성을 고려한 동물복지 농장형태로 전환하라
 
정부는 유럽연합(EU)처럼 공장식 축산의 상징인 산란계의 배터리 케이지와 돼지의 스톨 사육부터 금지하라
 
소비자는 과도한 육식을 줄이고 동물복지 축산물을 이용하는 대안적인 식탁으로농장동물의 고통을 줄이는데 함께하자
 
 
2015년 10월 2일
 
동물자유연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동물단체 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