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2009년 진주 소싸움축제 보고

농장동물

2009년 진주 소싸움축제 보고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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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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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토요일 소싸움 상설경기를 개최하고 있는 진주시는 논개제축제 기간에 맞춰 4월 30일부터 5일까지 전국소싸움대회를 개최하였다. 현재 전국적으로 싸움소로 등록된 소들은 500여두이며 진주시측의 통계에 따르면 이 중 진주에 등록된 소들은 143두 정도라고 한다. 경기장의 규모는 청도보다 작지만 진주는 매주 상설경기를 개최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으며 다른 소싸움지역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지역축제로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은 같았다. 진주의 중요한 지역축제 기간에 맞춰 실시하고 주변의 관광지, 편의시설 등과 함께 홍보해 일부 계층이 아닌 가족단위의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려는 목적이 뚜렷해보였다. 동물보호법 상 소싸움이 동물학대규정으로부터 예외가 되고 특히나 올해 전국소싸움대회가 각 지자체 중심으로 조직화되면서 각 지역의 새로운 사행사업을 부추기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는 시점이다.

 이에 전국소싸움대회가 열리는 5월 3일 진주상설경기장을 찾았다. 이는 청도 조사 이후 2번째로 전국적으로 번져가는 소싸움대회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다. 5월 3일은 16강전이 열리는 날이었고 당일 경기만 40경기가 열렸다. 16강전의 경기는 일반 예선전보다 훨씬 치열했고 거의 대부분의 소들이 경기 도중 다쳐 이마에 피를 흘리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경기가 지속되면 소들은 침을 흘리고 피를 흘리며 오줌을 싸거나 변을 보기도 하며 소들이 입장하고 나가는 길목에는 소들이 싼 변들이 길을 따라 흩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격렬한 싸움이 지속되면서 소들의 흥분상태가 가라앉지 않아 퇴장 시 좁은 통로 안에서 작은 소동을 벌이기도 하고 천 kg가 넘는 소들이 싸우다 흥분해 관람객이 있는 안전막까지 와서 부딪히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피를 흘리는 혈전을 벌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머리에 피를 흘리는 소들은 경기 후 소주로 소독을 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소들이 매우 고통스러워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소들을 이동시키는 트럭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일정한 규격이나 기준이 없고 일반 트럭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들이 따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계류장이 있었지만 어떤 소는 트럭위에  4시간 이상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트럭 위에 방치된 소>

경기장을 둘러싼 사람들의 고함소리, 경기를 중개하는 사람이 쉬지 않고 내는 말소리, 낯선 장소와 사람들 때문에 소들은 쉽게 겁을 먹고 싸우지 않으려는 경향을 나타낸다. 이 때문에 조련사들이 일부러 소들을 현장에서 흥분시키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경기 전 스파링을 하기도 한다. 조련사들은 가끔 싸움소들을 일부러 차에 태우고 이동하기도 하는데 차량이동에 대한 적응력도 키우고 많은 소와 사람이 모여 있는 인근 우시장으로 데려가 거부감을 없애기 위함이라고 한다. 평상시의 훈련뿐 아니라 소들에게 엄청난 심적 신체적 부담감을 주고 있음이 명백한 대목이다.

<경기가 끝난 후 지친 소의 모습>

무엇보다 진주 전국 소싸움대회에서는 경기 내내 추첨을 통해 송아지, TV, 세탁기 등을 경품으로 지급하고 있었다. 이는 소싸움 자체가 관객을 끌 수 없는 경기이며 따라서 부수적인 사행성 경품을 통해 관객을 끌려는 목적이 그대로 드러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진주소싸움 역시 청도와 마찬가지로 사행사업을 부추기는 불건전한 지역행사에 불과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방자치 시대에 발맞춰 각 지역의 발전은 그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전통에 기반해야 한다. 그러나 소싸움전국대회는 동물을 인위적으로 싸움시키고 이를 도박, 오락, 유흥의 형태로 즐기려는 행사에 다름 아니며 지역축제가 사행성 불건전 오락으로 전락하고 변질되고 있음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